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 북한 계좌 내역에 대한 미국의 분석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북미 관계의 새 뇌관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동결한 BDA의 북한 계좌에 대한 거래 내역을 분석, 상당 부분을 파악했다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이 19일 밝혔다.
미 당국이 2,400만 달러 상당의 북한 계좌 동결 이후 관련 자료를 복사해 미국에서 분석 작업을 진행해왔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BDA가 북한 거래 내역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공식거래 내역 외에 연필 등으로 작성한 별도의 입출금 명세서를 보관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소식통들은 “미 당국은 북한 계좌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수작업으로 이뤄진 별도 거래가 방대한 점으로 미뤄 이 계좌를 ‘개인적인(personal) 수뇌부의 거래(leadership transaction)’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수뇌부의 거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의 ‘39호실’에 의해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BDA가 수기 자료가 상당히 많아 북한 동결 계좌는 현재의 40여개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동결된 북한 계좌는 은행 명의 20개, 회사 명의 11개, 개인 명의 9개 등이며 북한과 거래해온 마카오 기업 및 개인의 10개 계좌도 미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미국의 분석 결과는 상당한 파장을 낳을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의 비도덕성을 드러낼 수도 있고, 북한 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제3의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적인 통제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베트남 일본 싱가포르 등을 순방 중인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이 계좌 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련국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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