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위해 죽은 개 이야기가 전해오는 전북 임실군 오수면에서 유명 보신탕집 폐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수에 의견(義犬)공원 조성 등을 추진해온 의견문화전승회는 보상을 해서라도 문을 닫게 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식도락가들은 50년 넘은 ‘명가’를 없앨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2002년부터 의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온 전승회는 최근 임실군에 보신탕 명가인 ‘신포집’ 폐쇄와 보상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1,000여년전 불이난 집안에서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의로운 개를 추모하기 위해 성역화 사업을 하는 마당에 의견공원에서 300㎙ 밖에 떨어지지 않은 보신탕집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이유다. 임실군은 2020년까지 1,295억원을 투입, 이곳에 애견동물원과 경견장, 각종 애견관련 사업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집을 즐겨 찾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폐쇄를 반대하고 있다. 신포집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문을 연 후 3대째 내려오는 음식점인데다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막아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신포집은 전북 전주와 김제에 5곳의 체인점까지 개설했으며 일본과 서울, 경기 등지에서 단골손님과 운동 선수들이 택배로 주문할 정도로 인기다.
신포집은 초복(初伏)인 20일에도 손님들이 북적댔지만 한동안 폐쇄 논란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어온 터라 적절한 보상만 이뤄지면 문을 닫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임실군은 “개인 보신탕 집의 영업 보상을 해줄 수 있는 법적인 근거와 명분이 없다”며 난색을 표해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실=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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