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5월 2005년 인구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개신교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불교 신자는 13.9%, 천주교는 74.4%가 각각 증가한 반면 개신교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개신교의 정체, 침체 조짐은 그 전에도 있었지만 통계청의 조사 결과, 그 같은 걱정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면 개신교 목회자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옥한흠 목사)가 최근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열린 수련회에서, 참가 목회자 1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58%가 ‘염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31%는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고 대답해 기독교의 정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기독교인의 감소 이유에 대해서는 ‘대외 이미지 실추’(25.4%), ‘교회가 사회 변화를 인식하지 못함’(21.6%), ‘각 교단의 과장적 교세 보고’(11.35%)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교인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 교회의 대안으로는 ‘개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15.3%), ‘교회 이미지 회복’(14.2%), ‘기독교 사회 복지, 사회 정의 실현의 관심’(12.1%) 등이 거론됐다. 목회자가 가져야 할 대안으로는 ‘영적 리더십’(31.4%), ‘도덕성 회복’(24.7%), ‘말씀의 능력’(16.6%) 등이 꼽혔다.
설문에 응한 목회자들은 진보와 보수 신학을 아우르는 13개 교단 소속이어서 조사 결과는 교계의 보편적 인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협의회는 “각 교단 교세 보고의 거품이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사회 흐름에 비춰볼 때 개신교는 그 어느 공동체보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며 교회 내 지도자들도 도덕성에 바탕을 둔 영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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