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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상재해 예측,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0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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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중호우는 태풍 에위니아가 약화하면서 남기고 간 열과 수증기, 중국에 상륙한 태풍 빌리스의 영향이 컸다. 이로 인해 장마전선에서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엄청난 폭우를 쏟아붓고 사라지는 대류성 스톰들이 발생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집중호우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예보하기란 쉽지 않으며, 기상 선진국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기상 현상이다. 그러나 이것도 예측기술을 개발하기에 따라 예측이 가능하다.

●예보 전문가 설 자리 없어

지난 50여년간 선진국들은 엄청난 투자를 하여 기상 예측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그럼에도 12시간 이내에 급격히 발달하는 집중호우, 강풍 등의 초단기 예보와 5일~1주일 이후의 장기 예보는 여전히 정확도가 낮다.

우리나라 기상청도 지난 수년 간 인력이 확대되었고, 기상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면 2005년 도입된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를 비롯하여 기상 레이더와 자동관측장비가 상시감시하고 있으며, 수치예보 시스템도 세계 수준에 버금간다. 또 통신해양기상위성이 2008년 순조롭게 발사되면 양질의 기상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으로 현재 기상청에는 태풍 및 집중호우의 전문성과 예측 기술이 부족하다. 그러니 첨단 관측자료와 수치예보 기술을 활용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악기상 예보 기술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직과 순환보직제도가 이러한 예보 기술 전문가가 설 자리를 막고 있다. 첨단 예보 기술 자원이 없던 시대에는 예보 전문가의 경험적 예측 기술 능력에 의존했다. 첨단 예보 기술에 의지하다 보니 예보자의 전문성이나 예측 기술 능력 계발이 상대적으로 정지하는 것이다. 기상청 사업계획에 태풍, 집중호우에 의한 재해 관련 업무와 연구개발의 중요성은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으나 그 실천과 행동에서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상 하드웨어를 확대 보완하고, 운영전략을 기상재해 모니터링과 예측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그리고 악기상 예보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폭 수정해야 한다. 태풍, 집중호우 예측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예측을 향상시킬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고, 1년 내내 그리고 평생 동안 악기상 예측에 전념하는 예보관 제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선진국 의존 벗어나야

첨단 관측장비의 활용과 수치예보에 의한 실황 예보 시스템, 초단기 예보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예측연구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어 악기상 예측, 즉 기상재해 예측의 기술 개발이 위축된 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날씨예측의 우수 기술을 보유하지 않고는 기후 예측에도 성공할 수 없다.

21세기는 지구 온난화로 태풍, 집중호우의 강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세계 기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선진국의 첨단 장비와 예측 기술 개발에 의존하는 현재의 우리 기상 예측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일 때이다.

이동규ㆍ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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