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노조 파업으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23일까지 수출차량 선적을 전면 중단했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액이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사태가 조기 수습되지 않을 경우 현대차 해외 딜러들의 동요와 신뢰도 추락이 예상되는 등 향후 수출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양상이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달 북미와 유럽, 아시아, 중동 등으로 수출하기 위해 선적해야 할 차량은 모두 8만1,000대에 달한다. 하지만 노조의 장기 부분파업으로 전체 수출 물량 가운데 현재까지 1만1,000여대만 선적했으며, 그나마 더 이상 물량이 없어 23일까지 선적계획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현대차 측은 노조 파업이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어 자동차 전용선의 울산공장 수출 전용부두 입항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완성차 수출물량을 모두 싣지 못해 울산항 외항에서 대기중인 해운선사 소속의 자동차 전용선박 4척에 대해서도, 하루 3만 달러의 용선비까지 추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일주일안에 파업사태가 종료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주문 시기를 맞추지 못하게 된 해외 딜러들의 집단 반발과 현대차의 이미지 추락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부터 19일 현재까지 노조의 파업과 잔업 및 특근 거부 등으로 차량 7만4,611대를 생산하지 못해 모두 1조306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또 전국 377개의 1차 협력업체와 4,300여개의 2차 협력업체의 생산차질도 6,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 노조가 1987년 설립 이후 연례적으로 파업을 벌임에 따라 그 동안 누적 파업일수가 1년에 육박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설립 이래 1994년을 빼고 19년째 파업을 계속해 누적파업일수(휴일 제외, 부분파업 포함)는 총 323일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19년째 연례적 파업으로 인한 누적 매출손실은 10조929억원, 누적 생산차질은 101만5,602대에 달했다.
기아차 노조도 기아차가 현대차에 인수된 직후인 1999년부터 올해까지 8년째 파업행진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누적 파업일수는 102일, 누적 매출손실도 2조2,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