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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MBC개그 夜 "참신한 아이디어로 운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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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MBC개그 夜 "참신한 아이디어로 운전해~"

입력
2006.07.1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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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방송으로 한 달을 쉰 MBC ‘개그夜’가 월요일 밤 11시로 자리를 옮겨 3일 방영을 재개했다. 시청률 부진 뒤에 방영을 재개한 프로그램인 만큼 새 코너와 새 출연진으로 단장해 눈길을 끌고 있지만,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만은 아니다.

두 여성 아나운서가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대립하는 ‘라이벌 뉴스’는 KBS2 ‘개그콘서트’(개콘)의 ‘언저리뉴스’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형님뉴스’를 섞어놓은 듯하고, 한때 조폭이었던 남자들이 주부가 되면서 겪는 일들을 다룬 ‘불량주부’는 아이들이 조폭처럼 행동하는 ‘웃찾사’의 ‘병아리 유치원’을 연상시킨다.

또 사고만 치는 남자친구와 이런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의 이야기인 ‘달콤 살벌한 연인’은 ‘개콘’의 ‘오빠’와 ‘웃찾사’의 ‘누구야’처럼 남녀 연애담이 소재이고, 특정한 상황에 어떤 가수의 노래를 끼워맞추는 ‘뮤직스토커’는 ‘개콘’의 ‘고음불가’와 ‘웃찾사’의 ‘나몰라 패밀리’ 등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모방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개그야’의 코너들과 다른 프로그램 코너의 내용은 전혀 다르다. 특히 욕설 섞인 사투리로 유쾌한 웃음을 끌어내는 ‘라이벌 뉴스’의 이경애와 김세아의 연기력은 매우 뛰어나다. 오히려 ‘개그야’의 변신에서는 조폭이나 음악, 연애 등의 아이템이 개그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가 됐음을 읽을 수 있다. 이는 스탠드 업 코미디가 젊은 층을 타깃으로 여러 아이템을 시도하면서 그들의 ‘코드’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한국식 스탠드 업 코미디의 스타일을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때 온통 조폭물로 도배됐던 영화계나, 미디엄 R&B로 가득한 요즘의 가요계에서 볼 수 있듯, 비슷한 소재의 콘텐츠가 범람하기 시작하면 대중은 내용과 완성도에 상관없이 식상해 한다. 트렌드는 따르되,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개그야’의 ‘사모님’(사진) 같은 코너가 그렇다. 자신의 무식이 탄로 날 때마다 “운전해~”라는 말로 얼버무리는 부유층 여성이 나오는 이 코너는 사모님 역을 맡은 김미려의 연기도 좋지만, 코미디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부유층 여성의 허영을 풍자하면서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스탠드 업 코미디도 ‘역사’가 쌓이면서 이젠 코미디언의 연기력이나 재치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게 됐다. 오랜 침체에 빠졌던 MBC 코미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개그야’가 순항하려면 더욱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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