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행사인 넥스투어의 홍성원(45) 사장은 여름이 즐겁다. 연중 여행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여름이면 웃음이 떠나지 않아 ‘여름 사나이’로 통한다.
홍 사장은 “지난달에는 월드컵대회가 여행업계의 악재였지만 곧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대목이 시작된다”며 “다른 산업은 여름이 비수기지만 여행업은 남들이 놀 때 가장 바쁜 사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 여행사인 넥스투어는 20~30대 젊은층의 해외 여행이 늘어나면서 한층 바빠졌다.
넥스투어의 최대 장점은 원하는 대로 개인별 여행코스를 만들 수 있는 자유여행. 홍 사장은 “고객이 원하는대로 단체여행 프로그램이 없는 아프리카 오지 등도 개별 자유여행이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며 “최근에는 전세계 2만3,000여개의 호텔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개발해 한결 편리한 여행일정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고 여행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다른 여행사처럼 매장과 관리인력이 필요없어 여행 상품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적은 이윤으로 싸게 팔아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박리다매의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 셈이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넥스투어는 창업 6년 만에 국내 1만여 개 여행사 가운데, 연간 송출 인원과 판매금액으로 평가한 순위에서 6위를 달리며 인터넷 여행사로는 유일하게 10위 안에 드는 대형 여행사가 됐다.
홍 사장은 “국내에 인터넷 여행사는 많지만 고객이 원하는대로 여정을 구성하는 일은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넥스투어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6년 동안 축적된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인터넷 여행사를 창업하기 전까지 홍 사장의 인생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86년에 미국에 건너가 MBA 과정을 밟았다. 학비를 벌기 위해 뉴저지주 흑인동네에 소매점을 연 것이 첫 번째 사업이었다. 2년 간 운영한 소매점은 실패했으나, 구두 끈을 다시 조여 매고 두 번째 다시 시작한 소매점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한 덕분에 날로 번창해 크게 성공했다.
그렇지만 그는 ‘고국에서 사업다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접고 귀국, 오프라인 여행사인 삼홍여행사를 운영했다. 한때 직원이 200명까지 늘고 국내 3위 안에 드는 대형여행사로 성공했지만 더 이상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그만뒀다. 이후 무역회사, 카페 등을 운영한 끝에, 인터넷 붐이 일던 2000년 넥스투어를 창립했다. “오프라인 여행사의 단점을 인터넷으로 메우면 성공할 것”이라는 그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현재 넥스투어는 직원 120명, 수수료 매출이 연간 1,000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여행사로 성장했다. 홍 사장은 앞으로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는 우선 넥스투어의 매출을 1,2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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