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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시리아, 겉으론 강경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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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시리아, 겉으론 강경하지만…

입력
2006.07.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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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미국은 이스라엘에 맞서 싸우는 헤즈볼라보다 이란, 시리아를 더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하자 마자 “이란과 시리아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헤즈볼라가 자국 영토를 공격한데 대해 “이란과 시리아가 준 장거리 로켓을 쐈다”며 “이란, 시리아가 직접 지시했거나 아니면 사전에 교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다음의 공격 목표는 시리아라는 말까지 흘리고 있다.

중동 이슬람 국가 중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나라는 이란과 시리아 뿐이다. 두 나라가 헤즈볼라에 돈과 무기를 지원해 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란, 시리아도 겉으로는 강경하다. 시리아 정부는 16일 “시리아를 공격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보복하겠다”고 호언했다. 이란은 “시리아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시리아를 친다면 이스라엘 역시 큰 위험에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나라 관리들은 17일 공동 대처방안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리아와 이란의 강경 반응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골칫거리 이란, 시리아에도 본때를 보이겠다고 몰아붙이는데 대한 방어 차원”이라며 “두 나라는 이스라엘, 미국과 힘 대결을 펼칠 상황이 아니다”고 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 전 이란 의회 관계자를 인용, “이스라엘과 충돌해도 헤즈볼라에 득이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이란이 헤즈볼라에게 이스라엘 공격을 지시했을 리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란 전문가는 “핵 문제를 두고 미국과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대결 국면을 만들어 상황을 불리하게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히려 “미국, 이스라엘이 확실한 증거도 없이 이란, 시리아를 몰아세우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이는 외교를 통한 해결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시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역시 이스라엘과 맞설 형편이 아니다. 2000년 그가 집권하자 오랜 독재로 가난에 찌든 시리아가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정치ㆍ경제 자유화로 ‘중동의 맹주’라는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경제는 여전히 바닥이다.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묶어두고 제재를 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시리아는 군사력에서 이스라엘을 당할 수가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리아가 전통 우방 이란과 계속 손 잡을 지 경제회생을 위해 미국을 새 짝으로 삼아야 할 지 큰 고민에 빠졌다”며 “이란과 손 잡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미국이 선물 보따리를 풀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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