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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건설노조, 경찰에 끓는 물 붓고 화염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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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건설노조, 경찰에 끓는 물 붓고 화염방사

입력
200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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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경북 포항건설 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가 닷새째 계속되면서 건물 주변 등 포항 시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밤 경찰이 병력을 재투입, 진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화염 방사 장비와 끓는 물로 심하게 저항,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 남부경찰서는 17일 "어제 밤 포스코 본사에 대한 진압 작전 과정에서 노조원들의 저항이 예상외로 격렬, 인명피해가 우려돼 작전을 중단했다"며 "그러나 16일 저녁부터 부분 단수 조치도 하면서 강제 진압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16일 밤 11시 점거 농성중인 5층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노조원들은 계단에 미리 쌓아둔 철제의자 다리 사이로 자체적으로 만든 쇠 파이프 가스관을 끼워 화염 방사 장비로 사용하면서 뜨거운 물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 4명과 일부 노조원들이 부상했고 경찰은 3시간 후인 오전2시께 작전을 중단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건물에 대한 단수 조치를 취했으며 단수로 화장실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 노조원 일부는 인분과 음식물 쓰레기, 쇠파이프 등을 옥상에서 건물 밖으로 던지기도 했다.

현재 포스코 본사 5~12층에는 노조원 1,500여명이 점거 농성 중이며, 1~4층과 주변에는 경찰 병력 6,900여명이 배치돼 있다.

이날 낮에는 노조원 가족 400여명이 포스코 본사 앞을 지나는 31번 국도에서 "도시락을 전달하게 해달라"며 도로를 점거해 교통이 전면 마비되는 등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앞서 16일에는 포항 형산 로터리 주변에서 '노동탄압규탄대회'를 열던 노조원들과 경찰 사이에 투석전이 벌어져 하모(44) 조합원이 머리에 중상을 입고 동국대 포항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으나 중태다. 또 투석전 과정에서 노동자와 경찰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17일 오전0시34분께는 포스코 본사에서 농성하던 용접조합원 이모(52)씨가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은 15일 새벽과 16일 밤 두차례 진압 작전을 시도, 본사 건물 전체 12층 중 4층까지 확보했다.

건설 노조원들은 19일 포항공설운동장에서 영남권 민노총 노동자 대회를, 2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국 단위 집회를 갖기로 하는 등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17일 하루동안 노조원 300여명이 본사 건물을 빠져나가는 등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어 18일 관계장관회의 결과와 노조원들의 대응이 향후 농성 지속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농성장에는 1,000여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찰 등이 노조원의 결속 의지를 약화시키려고 교묘한 심리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

점거 농성이 계속되면서 포스코 내 30여개 사업장에서 하루 100여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포스코는 업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8일 본사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갈 방침이다.

민주노총 포항건설노조 김성재(34) 사무차장은 "주5일 근무와 임금 15% 인상, 하루 8시간 노동, 무분별한 외국인력 도입 반대, 시공 참여자 제도 폐지 등 기본적인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발주업체에 해당되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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