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선암사에 칩거해온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17일 당무복귀 선언과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 전대 선거로 야기된 내부 갈등이 수습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당무 복귀 성명을 통해 “당원과 국민이 선택해준 자리에 충실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 일대에 수해 피해지역을 방문한 뒤 저녁에는 강재섭 대표와 만나 후속 인선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최고위원의 복귀는 6일간의 칩거를 통해 자신이 이번 경선에서 색깔론 제기 등에 따른 피해자임을 당내 외에 어느 정도 인식시켰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여기에 더 이상 칩거가 계속될 경우 경선불복이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의 복귀가 당내 갈등의 해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당 내외의 대체적 전망이다. 갈등의 본질이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힘겨루기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갈등이 분출되고 다시 봉합되는 양상이 거듭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최고위원도 당무 복귀에 앞서 대선후보 공정경선을 위한 제도적 조치를 요구하고 나서 갈등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은 내년 대선주자의 공정경선을 위해서는 중앙당 및 시ㆍ도당 사무처 당직자들을 중립적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 대선후보 선거인단이 되는 당원 및 대의원 관련 제도 개선 문제가 강 대표와 이 최고위원 간의 당무 복귀 후 첫 전선(戰線)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강 대표는 18일 중 주요 당직 인선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무총장에는 인천 출신 중도파 3선인 황우여 의원의 기용이 유력하다. 또 대표 경선에 출마했다 탈락한 권영세 의원은 지명직 최고위원에, 미래모임의 자체 선거에서 낙선한 임태희 의원은 여의도연구소장에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지역 안배에 따라 호남 출신 인사의 기용이 점쳐진다.
대변인에는 나경원 유기준 의원의 공동 대변인제가 유력하며, 사무1부총장에는 이명규 이종구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형오 원내대표가 맡은 원내부대표단과 정조위원장단 인선도 이날 발표될 예정인데, 수석 부대표에는 이병석 의원, 다른 부대표에는 이군현 의원 등이 임명될 예정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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