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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 권오규號 출항/ FTA… 경기하강 저지… 권오규號 출항 숙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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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 권오규號 출항/ FTA… 경기하강 저지… 권오규號 출항 숙제 산적

입력
2006.07.1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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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8일 취임한다. 국제유가 급등과 최악의 수해 등 잇단 대내외 악재가 돌출한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수많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어 출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권오규호(號)’의 앞날은 잘해야 본전인 상황이다. 정권 하반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형편도 아닌데다, 청와대와 여당의 틈바구니에서 운신의 폭도 극히 좁다. 한미 FTA 논란과 경기부양 요구 등 안팎으로 녹녹치 않은 시험대가 버티고 있다. “어렵고 복잡한 사안도 1시간 정도 회의로 명쾌하게 정리한다”는 권 내정자의 장점이 빛을 발할지, 틈바구니에 끼어 빛을 잃을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신임 권 부총리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한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새롭게 마음을 쏟고 초점을 맞출 경제정책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답변은 “어떤 정책을 하겠다”가 아니라 “그런 정책은 안 하겠다”가 주를 이뤘다. 새롭게 뭘 추진하기보다는 기존 정책을 잘 유지하고,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당 의원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인위적 경기부양이나 부동산 정책 수정 가능성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양극화와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증세가 아닌, 받을 세금을 충분히 잘 걷어 들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세금을 잘 걷는 것은 정책수립보다는 국세청 등 조사ㆍ집행기관이 할 일을 제대로 하면 되는 일이다.

전임자인 한덕수 부총리가 참여정부의 미해결 과제인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을 올해 안에 입법화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조세개혁도 권 부총리의 손안을 떠난 상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세(增稅)논란에 누더기가 된 조세개혁 방안을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꺼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권 부총리가 임기 중 풀어야 할 주요 과제는 한미 FTA 추진과, 인위적 경기부양이라는 비판을 피하면서 적절히 경기를 활성화하는 묘책을 강구하는 것이 될 것이다. 둘 다 쉽지 않은 과제다.

한미 FTA는 추진 자체가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다, 최근 2차 본협상에서 드러났듯이 최고의 협상력을 자랑하는 미국과의 협상전망도 밝지 않다. 권 부총리는 국내 FTA 반대여론을 줄이기 위한 내부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개성공단, 농산물, 약값 적정화 방안 등 주요 FTA 쟁점들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경제활성화 방안도‘인위적 경기부양 반대’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재경부는 하반기 예정된 재정을 남김 없이 쓰겠다고 밝혔지만,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경기하향 국면을 넘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양극화 재원마련에 쓰기 위해 축소하겠다던 비과세·감면 조항의 적용시한을 상당부분 연장하기로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위적 부양 반대’와‘적당한 경기진작 필요성’ 사이에서 재경부는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권 부총리가 경기부양 논란을 일관된 원칙을 갖고 강단 있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때 그때 단기적 요인에 의해 경기 운용의 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권 부총리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고 주문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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