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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생 "선배가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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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생 "선배가 부끄러워"

입력
2006.07.1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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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끄럽습니다. 화가 나서 공부가 안되네요. 우리는 절대 이러지 말자구요.”

“처음으로 내가 가는 길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절실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의 윤리적 다짐 외에 다른 구조적인 방안은 없을까요.”

예비 법조인인 사법연수원생들이 선배인 현직 고법 부장판사, 검사 등이 연루된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사건을 바라보며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들을 통해 자성(自省)의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전관예우 논란 등 사법 불신을 일으켰던 기존의 관행 등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36기’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연수원생은 15일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사회적 지위가 높건 낮건 그렇게 추접하게 살면 남들이 모를까. 참 한심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표 내고 변호사하면 그만인가”라며 “빵을 사먹기 위해 차 안에 있는 동전을 훔친 사람도 처벌하던데 (변호사 개업 허용은)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침울하다”고 밝혔다.

한 연수원생은 “사건에 연루된 고법부장이 ‘아는 사람과 술 마시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항변했다지만 아무리 재판을 공정하게 했더라도 재판에서 진 사람과 국민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그 판사를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판사는 공짜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며 골프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연수원생은 “검찰 시보 시절 (검사들이 부담스러워 함에도) 전관들이 수시로 검사실에 들어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며 “전관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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