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시장 퇴임 후 20여일 만에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위한 시동을 건다. 그의 첫 일정은 고향 방문이다. 이 전 시장은 21일부터 2박3일간 고향인 경북 포항시에 머물면서 선영을 참배한 뒤 영흥초교와 포항중학교 등 모교를 방문할 계획이다.
퇴임 후 첫 지방 행선지로 고향을 택한 데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선에 도전하는 정치인들이 국립묘지나 선영을 참배하는 ‘신고식’을 치르곤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선 출정의 의지를 다지는 기회인 셈이다.
이 전 시장측은 “고향 방문은 ‘과거와 미래의 연결’이라는 뜻이 들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시장이 가난했던 청소년기 시절을 돌아보면서 대선 도전 의지와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 전 시장은 날품팔이 등을 하면서 고학을 했던 시절에 거주했던 포항 시내 옛집을 찾은 뒤 모교를 찾아 후배들에게 “꿈을 갖고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또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의식한 측면도 있는 듯 하다. 수도권에서 상당한 지지 기반을 다진 이 전 시장은 고향 방문이 영남권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또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박 전 대표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계산도 하는 것 같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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