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는 매년 거르지 않고, 대형 산불에다 이번에는 사상초유의 물난리까지 …. ”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강원도 상당수 지역이 쑥대밭이 되자 도민들은 “하늘도 무심하다”며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선거철이면 발생하는 대형산불의 징크스를 무사히 넘겼다며 안심했던 도민들은 예상치 못한 대형 재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철저한 사전 점검과 대책이 있었다면 피해도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평창군 등 피해 주역 주민들은 “최근 펜션 등 숙박업소와 별장 등의 건축행위가 늘어나면서 산림을 깎아낸 면적이 급증했다”며 무분별한 산림훼손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마구잡이식 지역개발 행위를 지양하고, 대체조림 등 개발부지 주변에 대한 완벽한 보완공사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도 “도로를 내면서 깎아낸 산비탈(법면)에 대한 보완공사가 재원부족 등으로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해 산사태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법면에 나무를 충분히 심거나 콘크리트로 보완공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우에 약한 강원도의 지형적인 구조도 피해 확산에 일조를 했다. 산세가 급하다 보니 토지의 저수시간이 짧아 한꺼번에 물이 밀려 내려가고, 산 높고 골 깊은 경관은 비를 만나면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로 산림이 황폐화한 데다, 산림의 주종인 소나무가 솔잎혹파리, 소나무재선충 등의 질병으로 말라죽은 것도 비피해를 키우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강원도는 1996년, 2000년 대형산불이 난데 이어,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등으로 엄청난 재산ㆍ인명피해를 입었다.
춘천=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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