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본부가 있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인구밀집 지역에 공습을 시작, 레바논 전역이 전화에 휩싸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전 중개 합의에 실패하는 등 국제사회가 신속한 외교 노력을 보이지 않아 이번 사태의 조기 해결은 불투명하다.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한 지 나흘째인 15일 처음으로 베이루트 중심가를 폭격, 헤즈볼라 본부 건물을 파괴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헤즈볼라가 장악한 레바논 남부를 공격했던 이스라엘은 15일 레바논 전역으로 공격을 확대했다. 베이루트_다마스쿠스를 잇는 고속도로에 마지막으로 남은 다리를 파괴하고 항구를 폭격하는 등 이날 하루 공습이 50여차례 이어졌다.
16일에도 이스라엘 전투기가 베이루트 남쪽 20㎞에 위치한 발전소를 폭격했고, 베이루트 시내 폭격도 계속됐다. 이스라엘 정예 지상군과 해군 특공대가 제한된 작전을 위해 레바논 남부로 진입했다고 DPA통신이 전하는 등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납치된 자국 병사 2명을 구출하기 위해 시작한 레바논 공세는 연일 확대되고 있다.
헤즈볼라도 ‘전면전’을 선포하고 국경에서 남쪽으로 35㎞ 거리의 이스라엘 지중해 도시 티베리아스를 로켓으로 공격하는 등 반격을 강화했다.
국경에서 떨어진 티베리아스가 공격 받은 것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처음이다. 헤즈볼라는 16일 미사일이 배치된 이스라엘 제3의 도시 하이파를 로켓 공격하는 등 북부 도시들을 집중 공격했다.
이스라엘 공세가 강화되면서 레바논 민간인 사상자도 늘고 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마을 마르와힌에서 피난하던 민간 차량 2대를 이스라엘 전투기가 미사일로 공격해 어린이 9명을 비롯해 18명이 숨지는 등 15일 하루 33명이 사망했다. 레바논에서만 16일까지 사망자가 130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측에서도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당한 하이파에서 8명이 숨지는 등 이날까지 민간인 15명을 포함해 23명이 사망했다. 레바논측 인명피해가 큰 이유는 헤즈볼라가 병원 학교 등을 운영하며 시아파 주민을 직접 지원하는 활동이 많아 거점이 인구 밀집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친서방파인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15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을 모두 비난하며 유엔의 개입을 호소했다. 시니오라 총리는 또 헤즈볼라가 장악 중인 레바논 남부에 정부군 파견을 시사, 내전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아랍연맹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중동 평화협상은 죽었다”며 유엔 안보리의 개입을 요청했다. 안보리는 15일 이번 사태를 논의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합의 도출에 실패, 17일 다시 회합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선박, 항공편으로 자국민을 외국으로 탈출시키고 있다.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피난하는 레바논 민간인들도 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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