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동차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3각 연대 협상’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의 릭 왜고너 회장과 ‘미스터 코스트 커터(비용절감)’로 불리는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1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자본제휴를 논의하기 위해 만난다. 지난달 30일 GM의 4대 주주인 커크 커코리안이 르노-닛산과의 GM지분 인수를 제안하고, 르노-닛산이 GM지분 20%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갖는 양측 CEO들의 첫 만남이다.
첫 접촉을 앞둔 양측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지분인수의 주체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곤 회장은 “만약 3각 연대가 성사되더라도 GM의 CEO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상대를 안심시켰고, 왜고너 회장은 “우리는 모든 대화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3각 연대 협상에 대한 양측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왜고너 회장은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06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입으며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었지만, GM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경영 위기를 타개하기위해 백기사(르노와 닛산의 자본제휴)에 의존할 생각은 없다”며 협상의 주도권을 빼앗기기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돈줄을 쥐고 협상에 나서는 곤 회장도 “GM의 구조조정은 성공적”이라고 말하면서도“GM은 경영진이 강력한 노조와의 긴장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며 공세를 취했다. 하지만 곤 회장은 “연말까지 협상이 완료되길 기대한다”고 말해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이번 협상이 성공할 경우 GM과 르노-닛산은 생산규모 1,500만대에 이르는 초대형 자동차 회사가 된다. 3각 연대의 전망에 대해서는 곤이 과거 닛산을 회생시킨 것과 같은 수완을 발휘해 GM 경영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과 지금 맡고 있는 르노-닛산 경영에 치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파급 효과만 초래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엇갈린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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