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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투수 혹사 대책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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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투수 혹사 대책 나오려나

입력
2006.07.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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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협회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교 투수 혹사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일단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현장 지도자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야구협회 김희련 전무는 13일 한국일보에서 열린 제3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 대표자 회의에서 “투수 혹사 문제가 불거진 만큼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자”면서 “봉황대기가 시작하는 다음달 5일까지 대책 마련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고교 투수 혹사 문제는 광주 진흥고 투수 정영일(18)이 지난 4월 대통령배 경기고전에서 13과3분의2이닝동안 무려 242개의 공을 던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안산공고 김광현(18)이 지난달 청룡기에서 226개의 공을 던진 데다 결승전에서 정영일이 연장 16회까지 투구수 222개를 기록하자 투구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급기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지난달 2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고교 투수 혹사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일선 지도자들은 정영일, 김광현이 혹사당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현장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경남고 이종운 감독은 “고교 지도자의 신분이 대부분 비정규직인데다 학교에서 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적 지상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선해 달라는 것. 이 감독은 “투수가 공을 많이 던져야 실력이 향상된다”면서 “투구수 문제를 무조건 혹사로 몰아 붙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현장 지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협회는 1984년 한 경기에서 7이닝을 초과한 투수는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성적이 부진한 고교 감독들의 해임을 초래했고, 학교와 학부모의 거센 반발로 인해 87년 폐지된 바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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