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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책, 쟈쟈 표도르, 말하는 고양이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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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책, 쟈쟈 표도르, 말하는 고양이와 개

입력
2006.07.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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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애완동물, 특히 사람을 잘 따르는 개나 고양이는 살아있는 장난감이자 친구 같다. 함께 놀기도 하고 산책도 할 수 있으니까. 실제 가정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면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사고와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줄 수 있다. 그렇지만 어른이 되면 또 생각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도시의 답답한 주거환경 탓도 있겠지만, 털갈이를 하고 여기저기 함부로 배설을 하는 애완동물을 영 께름칙하게 여기는 어른도 많다.

‘쟈쟈 표도르, 말하는 고양이와 개’는 러시아 최고의 동화작가로 꼽히는 우스펜스키의 1974년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극장과 TV용 만화영화로 만들어졌고, 동화 속 캐릭터가 장난감 우유 초콜릿 등에 사용될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일곱 살 소년 쟈쟈 표도르는 말하는 고양이를 우연히 만나 집으로 데려오지만, 동물을 싫어하는 엄마는 자신과 고양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상심한 표도르는 고양이와 함께 시골로 내려가 살기로 결심하고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간 틈을 타 집을 나온다. 시골에서 빈 집을 찾던 중에 말하는 개를 만나 셋이 함께 살게 되는데….

쟈쟈는 러시아어로 ‘아저씨’라는 뜻이다. 다섯 살 때부터 책을 줄줄 읽고, 일곱 살 때 혼자서 스프를 끓여 먹을 정도로 진지하고 독립적인 아이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표도르는 시골에서 만난 우체부 아저씨가 “넌 누구네 집 아이니?”라고 묻자, “전 저의 아이에요”라고 말한다. 우체부 아저씨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게 무슨 말이냐? 애들은 언제나 누구네 집 아이여야 한다”고 따지지만, 옆에 있던 고양이 역시 “왜 그럴 수가 없어요? 나도 그냥 고양이에요. 누구 소유도 아닌 그냥 고양이라고요”라고 거든다. 표도르는 부모를 떠나 독립적인 삶을 꾸리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의 꿈을 상징하는 인물인 셈이다.

옮긴이는 서울예술고 3학년 여학생이다. 초등학교 과정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공부하며 보냈다. 지난해 12월 한국번역가협회에서 주관하는 러시아어 번역능력 인정시험에서 2급을 획득한 뒤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었던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한다.

고재학 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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