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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 연극들 "코앞서 보는 귀신… 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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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 연극들 "코앞서 보는 귀신… 으아~악"

입력
2006.07.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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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잖아 들이닥칠 염천(炎天), 연극이 책임진다. 초복(20일)에서 말복(8월 9일)을 포함하는 시기는 연극인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의 시간이다. 평면적인 영화와 달리, 바로 코앞에서 악의 정령으로 거듭난 배우들의 몸짓이 서늘한 것은 잘 정비된 냉방 장치 때문만은 아니다.

‘죽었다, 그녀가’. 2005년 국내 최초의 심야 연극‘엠 에볼’(love me를 거꾸로 한 악마의 말)을 선보였던 극단 여름사냥이 쏘아 올리는 제 2탄이다. 이번에는 매일 밤 10시 30분에 시작한다.

어느 형사가 기괴한 분위기의 마을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에 말려들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이다. 히치콕의 ‘사이코’에서 봤듯 이중인격(해리성 성격 장애)으로 빚어지는 상황이 객석의 호흡을 앗는다. 작ㆍ연출 오승수, 김재환 연보라 등 출연. 9월 9일까지 신연아트홀. (02)763-6575

극단 화살표의 ‘서스펜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피의 무대로 바꾼다. 세 번의 살인과 한 번의 자살.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된 햄릿이 저지르는 죽음의 광기를 실감 나는 검술 대결 등으로 구현하는 배우들의 숨결이 뜨겁다.

‘강풀의 순정 만화’ 등 깔끔한 무대의 연출자 정세혁의 무대 어법, 간결한 현대 구어체 대사, 2인 2~3역 연기 등으로 서스펜스 연극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각오다. 장용철 최병모 등 출연. 9월 3일까지 동숭무대소극장. (02)912-9169

흡혈이라는 악마적 모티브는 매력적인 소재다. 신뢰가 깨진 부부의 세계는 그 자체로 지옥일 수 있지 않을까. 상대의 피를 빨아 먹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

작가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흡혈귀’ 등 2개의 소설이 가을엔터테인먼트의 ‘흡혈귀’로 변신, 그 지옥도를 그려 보인다.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졌지만, TV에서 침대 무덤 등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무대 장치는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는 연극 특유의 맛을 선사한다. 김종연 연출, 박정환 김석주 등 출연. 8월 4일~9월 24일 인아소극장. (02)3142-0538

여름의 감초,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은 때맞춰 극단 자명종의 뮤지컬 ‘한여름 밤의 악몽’으로 변신한다. 원작이 한국의 귀신 이야기로 탈태했다. 숲속 혼령의 왕 임황이 사랑의 꽃즙을 잘못 발라 벌어진 일대 소동이, 즉 악몽이 한 편의 연극으로 치유된다. 극중극 형식으로 펼쳐지는 ‘장화홍련전’이다. 박재민 번안ㆍ연출, 고인배 한성식 등 출연. 23일까지 알과핵. (02)741-4485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인 연극 ‘날 보러 와요’도 공연 10년째를 맞아 목줄을 바싹 죈다. 애초의 고향인 소극장 무대로 옮겨와 긴박감을 더욱 고조시키다는 전략이다. 출연진이 전면 교체되고 표현은 더 강렬해졌다. 피를 몸에 묻힌 진범이 갑자기 객석으로 튀어 들어 오는 등 이 작품의 단골 조연출자였던 변정주 씨는 관객들을 더욱 놀라게 할 생각이다. 힙합 버전의 테마 음악도 묘한 긴장을 불러 일으킨다. 김광림 작, 변정주 연출, 최정우 민복기 등 출연. (02)762-0010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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