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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LCD/ <하> 시장수요 발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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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LCD/ <하> 시장수요 발 맞춰라

입력
2006.07.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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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LCD TV 업체 우성넥스티어는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규 사업 진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대기업의 LCD 패널을 사다가 완제품 TV를 만들어 팔아온 이 회사가 갑자기 쓰레기 매립장 운영 및 국내외 디지털 음원 사업 등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것.

김도균 사장은 "LCD 패널의 공급 과잉 및 가격하락으로 하루가 다르게 평판 TV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누가 서둘러 제품을 사려 들겠느냐"며 "사업 다각화와 수익 구조 개선을 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중견 평판 TV 업체인 디지탈디바이스는 지난달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이상훈 사장의 지분과 경영권이 인수ㆍ합병(M&A) 컨설팅 업체인 CCG컴퍼니의 장성수 대표에게 양도됐다.

LCD 패널의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중소 TV 제조업체들의 구조조정 및 지각 변동으로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대기업에게는 실적 부진에 그치고 있지만 충격의 여파를 감내하기 힘든 중소기업들에게는 생사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자칫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LCD산업이 붕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업계 일각에서 정부의 대책 마련과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세계 LCD 주도권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대만의 경우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대만에선 LCD 회사를 세울 경우 5년간 법인세가 면제된다. 기존 업체들도 새롭게 설비 투자한 곳에서 발생한 매출에 대해선 5년간 법인세를 낼 필요가 없다. 연구개발(R&D) 비용뿐 아니라 직원 교육비도 30%까지 법인세에서 깎아주고 평년 대비 추가 비용에 대해선 최고 50%까지 추가 감면 혜택을 준다.

스스로 부지를 매입해야 하고 법인세도 외국인 투자 비율 만큼만 면제받는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난다.

물론 정부의 지원과 보호가 오히려 체질과 경쟁력을 약화시킨 사례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에 앞서 업계의 경쟁력 향상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와함께 지금까지 대기업 중심의 R&D에 치우친 정부의 LCD 산업 지원 방향이 이제 부품 재료 장비제조 등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정확한 요구를 읽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시장이 공급자 위주에서 고객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쟁에서 시장 상황에 맞춘 적기 투자와 수익성 우선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필립스LCD는 다목적용 5.5세대 생산 설비 투자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와이드 노트북과 풀 HD(고화질)급의 프리미엄 모니터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이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14일 실적발표에서 밝힐 예정이다.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CD 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길게 보면 성장성이 밝은 만큼 경쟁력을 한 단계 더 올리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제 LCD 시장은 규모보단 어떻게 내실을 다지고 어떻게 고객을 중심에 둔 품질, 원가 및 기술의 차별화를 이뤄내느냐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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