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 쏟아진 집중호우로 서울ㆍ인천ㆍ경기 중북부 지역에서는 도로와 주택 등의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사망 실종 등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사무소 3거리에서 배수작업을 하던 환경미화원 이모(48)씨가 급류에 쓸려 실종됐다. 양주시 백석읍 오산천에서는 박소연(백석중2)양ㆍ재범(백석중1)군 남매가 하교 길에 학교에서 1㎞ 떨어진 폭 4m의 오산천 위 다리를 건너다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물에 빠졌다. 이 사고로 재범군이 숨지고 소연양이 실종됐다.
또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농수로 다리를 건너던 이모(29)씨가 불어난 물에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진 뒤 오후 6시40분께 실종장소에서 하류쪽으로 30m 떨어진 농수로에서 소방대원들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연천군 전곡읍 일대 한탄강은 오후 늦게부터 경계 수위인 7m를 초과해 주민들과 군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평상시 수위가 0.7m인 한탄강은 한때 7.53m를 기록했으나 13일 자정께 4.61m로 낮아졌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하고 비상근무했다.
또한 연천군은 위험 수위인 8.5m에 불과 1m밖에 남지 않아 청산면과 장남면 등 배수 펌프장 2곳을 가동하고 직원 500여명을 비상대기 시켰다.
의정부시에서는 중랑천이 한 때 범람 직전까지 갔지만 오후 들어 비가 잦아 들면서 위기를 넘겼다. 또 구리시 인창동 구리초등학교 부근의 배수로가 막혀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인근 음식점 안 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 가라뫼 마을 주민 15명은 12일 오후 4시부터 덕양구청장실을 점거한 채 피해 세대 이주를 요구하며 철야 농성을 했다.
서울에서는 청계천의 산책로 일부 구간이 훼손됐다. 오전 한때 복원 이후 최고 수위를 기록했던 청계천은 광통교와 광교 사이 왼쪽 산책로 밑의 일부 바위가 물에 휩쓸려 내려 가면서 산책로 1m 정도가 밑이 파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민들의 청계천 출입을 전면 금지했고, 청계천 곳곳에 밧줄과 튜브 등 구조 장비를 설치, 실족 등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또한 팔당댐 방류량이 늘면서 잠수교 보행로도 통행이 제한됐다. 양재천 중랑천 등은 범람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인천에서는 서구 가정3동 빌라가 침수된 것을 비롯해 주택과 상가 20여곳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 또 서구 금곡동과 마전동에서 야산의 토사가 쏟아지면서 도로를 막아 차량들이 우회로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서구 완정삼거리, 왕길고가, 석남동 경인주유소_경인여상 구간, 원당동 풍림아파트 앞 길, 백석고가 이마트 앞 길, 남구 경인고속도로종점 지하차도, 계양구 계양역사 앞 길, 남동구 도림고 앞 길 등 8곳은 배수 작업으로 한 때 통행이 금지됐다.
시간당 30~40㎜의 집중호우가 내린 강원 영서지역에서는 오전 10시15분께 경춘선 철도 평내_마석 구간 선로 3곳에 토사가 유입돼 금곡-대성리역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나 10시50분께 복구가 완료돼 정상 운행했다.
한강수력발전처는 오전 11시 현재 팔당댐 수문 7개를 17.5㎙ 높이로 열고 초당 4,827톤의 물을 내보냈다. 청평댐도 오후 1시부터 수문 3개를 3m 높이로 열고 초당 675톤을 방류했다.
기상 악화로 국내선 항공기도 김포_부산 4편 등 모두 10편이 결항됐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출발 전에 항공기 운항 여부를 공사 콜센터(02-2660-2114)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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