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종의 대표주자인 포스코가 12일 올해 2분기 성적표를 제출했다. 내용은 대체로 ‘양호한’수준이라는 평가다.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포스코의 자체 전망과는 달리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내 철강가격의 급락 등으로 하반기 전망이 다소 불투명한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는 이날 장 마감 직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4조6,7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8% 늘어났다.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 대비 19.1% 늘어난 9,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의 전망과 비교하면 매출은 다소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1%, 45.5% 줄어들었다. 이로써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포스코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수출 증대와 혹독한 긴축의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선진국의 경기 호조와 중국의 고성장으로 철강 수출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실적 호전을 이끌었다. 실제로 철강 시황이 연초를 바닥으로 꾸준히 개선되면서 중국 최대 철강회사인 바오산스틸을 비롯해 해외 철강회사들이 열연코일 등 철강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
포스코도 최근 전기로재 열연코일과 스테인리스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조만간 용광로재 열연과 냉연코일 제품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혹독한 비용절감도 한몫을 했다. 2월 시작한 원가절감 프로젝트인 ‘메가와이’를 통해 상반기에 4,966억원의 비용을 줄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략제품 판매확대와 원가절감, 국제시황 회복에 따른 철강가격 상승세로 2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이다. 포스코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동희 포스코 전무는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예상한 수준으로 이는 실적이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반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내수가격 인상효과 등을 감안할 때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7,8월이 철강 비수기인데다 생산능력이 증가되면서 신규 공급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발 ‘가격 급락’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철강 유통가격은 4주 연속 급락하면서 시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19% 오른 철광석 수입가격이 3분기 이후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여 전망은 더욱 어둡다. 이날 포스코 주가는 1.02% 하락한 24만3,000원으로 5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철강 시황이 올 상반기를 정점으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포스코의 실적은 내수가격 인상 효과로 3분기까지 개선되다가 4분기에 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도 “하반기로 갈수록 철강시황이 하향 곡선을 그리며 성장추진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 한국철강, 대한제강, 동국제강 등 중소형 철강업체들의 하반기 전망이 밝게 나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들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주력 품목인 철근과 봉형강 수요가 하반기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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