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2일 “북한의 반응이 실망스러우며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 등으로부터 북중 협의 결과를 들은 뒤 이같이 밝혀 평양에서 진행되는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간 협의에서 진전이 없음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북한이 속히 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미북 양자회담은 회담 복귀 조건이 될 수 없으며 회담 복귀 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대북 금융) 제재 문제에서 양보함으로써 회담 재개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하기를 바란다”며 미측의 양보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11일 밤 우다웨이 부부장은 김 부상과 평양에서 첫 협상을 가졌다.
북한은 미국의 북한 금융제재 해제와 별도의 북미 양자 회담 개최를 요구한 상황이지만, 미국은 무조건적인 북한의 6자 회담 복귀와 미사일 발사 유예 준수 등으로 맞서고 있다.
중국은 또 일본과 미국이 제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 제재 결의안에서 ‘제재’ 조항을 삭제, ‘비난 결의안’으로 바꾸는 방안을 안보리 의장국인 프랑스에 제안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왕광야(王光亞)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제재 결의안의 표현을 완화한 결의안이라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결의안 제안국들의 기대수준을 낮추면서 중재가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사전 수순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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