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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도박중/ (중) 가맹점 우후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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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도박중/ (중) 가맹점 우후죽순

입력
2006.07.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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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이면 투자비 회수" 달콤한 유혹

최근 전국적으로 무섭게 번지고 있는 이른바 ‘성인PC방’의 파괴력은 도박게임의 선배격인 성인오락실을 크게 능가한다.

모니터 앞에 앉았지만 실제 상대방과 도박을 벌인다는 점에서 속칭 ‘하우스’(도박장)나 다름 없고, 업소의 확산 속도 또한 놀라울 정도다.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연일 업주가 검거되는 와중에도 성인PC방이 확산일로에 있는 것은 단숨에 거액을 빨아들일 수 있는 수익구조때문이다.

7일 서울 강남구의 성인PC방 프랜차이즈 업체 H사 사무실. 10평 남짓한 공간에는 견본용 컴퓨터 8대가 놓여 있고 한쪽 구석에는 신문광고에 실린 컬러 홍보물이 수북이 쌓여있다.

총괄본부장이라는 40대 후반의 남자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더니 “젊은 사람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이걸 하려는 이유가 뭐냐”며 따지듯 캐물었다. “부친께서 목돈을 굴리려는데 아무래도 가장 수익성이 높을 것 같아 알아보는 중”이라고 둘러대자 그제서야 견적을 뽑기 시작했다.

H사가 제안한 초기 투자금은 30평(1평당 PC 1대) 매장 임대료에 컴퓨터 등 집기, 인테리어 등을 합해 8,000만원 선이다. 수익은 얼마나 될까. 그는 “목이 좋아 하루 3,000만원 매출을 올리는 곳도 수두룩하고 못해도 하루 1,000만원은 번다”며 “점주가 이 중 250만~300만원을 가져가기 때문에 한 달이면 충분히 투자비를 뽑고도 남는다”고 부추겼다. 한달 수익이 1,000만~2,000만원 정도라는 소문보다 훨씬 높았다.

“그래도 단속 때문에…”라고 머뭇거리자 “컴퓨터를 경찰에 압수당하면 공짜로 다시 제공하겠다”, “월 250만~300만원이면 ‘바지사장’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달콤한 제안이 쏟아졌다.

“다른 곳을 좀 더 알아봐야겠다”며 자리를 뜨려 하자 그는 “단속에 걸리는 것은 손님들이 가게 안에서 환전하기 때문”이라며 “우리와 정식으로 계약을 하면 적발을 피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겠다”고 붙잡았다. 그는 또 “이 곳은 상담소에 불과할 뿐 프로그램 개발과 전국 200여개 업소를 관리하는 몸통(본사)은 따로 있기 때문에 서버가 정지될 일은 없다”고 계약을 종용했다.

같은 날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 T사에 성인PC방 창업을 문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과 대구에 사무실이 있다는 정도만 겨우 알려줄 뿐 방문상담을 꺼렸다. 서울시내 모 호텔 커피숍에서 어렵사리 만난 영업담당 직원은 “우리가 운영 중인 전국 100여개 업소는 지방의 경우에도 월 평균 수익이 1,000만원은 넘는다”며 “일단 일반PC방으로 개업을 하면 직원이 방문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설치해 줄 테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현재 성인PC방 프랜차이즈 업체는 40개가 넘는다. 전국 5,000여개 성인PC방의 연간 매출액은 40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실) 지난 1년간 1만5,000개 성인오락실에서 사용된 경품용 상품권(사실상의 매출액) 30조원 어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에서는 최근 3개월 동안만 가맹업소 수가 3,000여개나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뒤늦게 경찰이 집중 단속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전화상담과 일대일 방문을 통한 점조직 형태로 불법 도박장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 신문광고에 휴대폰 연락처만 기재해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H사처럼 방문상담이 가능한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다. 오히려 단속을 피하고 서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아예 본사 자체를 해외에 두거나 해외법인과 합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업체도 있다.

성인PC방이 기존 PC방을 잠식하는 형태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약 2만5,000개 정도로 추정되는 일반 PC방은 언제든지 쉽게 성인PC방으로 전환될 수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모(40)씨는 “가격을 대폭 내려 시간당 500원을 받는데도 매출이 연초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가맹권유 전화가 오는데 남들처럼 성인PC방으로 바꾸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성인PC방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아직도 성인PC방은 황금알을 낳는 블루오션”이라고 자신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 성인도박, 안방 노린다

“집에서 즐기는 포커 PC방입니다. 이제 안방에 앉아 클릭만 하세요.”

성인 도박게임의 타깃이 일반 가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인터넷 사이트에서 성업 중인 온라인 도박업체는 70곳이 넘는다. 이들은 “출금 한도 제한 없음” “즉시 현금화 가능” 등의 문구를 동원, 실제 현금 도박과 똑같다는 점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장소만 집안일 뿐 성인PC방과 다르지 않다. A사의 경우 이용자가 현금이 충전된 카드를 지정된 장소에서 구입해 카드에 적힌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해당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면 카드에 들어있는 액수를 판돈으로 해 도박에 참여할 수 있다. 이용자가 돈을 따거나 잃으면 그 내역이 카드에 기록되고 이용자는 지정된 충전소에서 카드 안의 현금을 돌려받거나 더 집어 넣어 게임을 계속한다. 마치 충전식 교통카드와 비슷한 원리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수수료 명목으로 일정액을 뗀다.

충전소를 찾는 번거로움 없이 모든 과정을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식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S사의 경우 이용자는 계좌이체나 카드 결제로 게임머니를 충전하고 다시 환전을 원하면 본인의 은행계좌로 직접 돌려받는다.

이러한 안방도박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성인PC방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 경우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김민선 학부모정보감시단 사무국장은 “대부분 휴대폰 스팸문자를 통해 은밀하게 가입자를 모집하지만 일부 성인 도박업체들은 포털사이트에 버젓이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청소년들의 접속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광고는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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