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무용수들은 무대 수명이 짧다. 30대 중반만 돼도 몸이잘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은퇴를 생각하게 된다. 파리 오페라발레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40세가 정년이다. 실비 기엠,니나 아나니아시빌리, 알렉산드라 페리 등 40대 초반인 지금도 주역으로 활동하는 세계적 스타들이 더러 있기는 하다.
40대에 최전성기를 누리고 환갑이 되도록 해외공연을 다닌마고트 폰테인(1919~1991)이나, 일흔 살에‘빈사의 백조’를 춘러시아의 국보급 발레리나 마야 플리세츠카야(81)는 더욱 놀랍다.
22일 서울 정동극장(오후 4시)과 25일 과천시민회관(오후 8시)에서 열리는‘발레 3545’ 는 평균 연령 40세의 30~40대 무용수 18명이 꾸미는관록과 열정의 무대다. 고전발레부터 모던발레까지 다양한 작품을 하이라이트나 소품 중심으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 단장은“한국 발레의 무용수 수명이 외국보다 짧은 게 안타까워서, 나이가 들어도 계속춤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마련한 무대” 라고 설명한다.
국내 양대 발레단의 고참 주역들인 신무섭(국립발레단) 황재원강예나(유니버설발레단)를 비롯해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 단장과 지도위원정운식 연은경, 독일 뒤셀도르프 발레단의 지도위원 허용순, 미국 네바다발레단수석무용수인 곽규동-이유미 부부 등이 참여한다. 나이 마흔에 교수직을 버리고
3년간 러시아 유학을 하고 돌아온 김순정, 출연자 중 최고령인 47세의백연옥(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 예술감독)도 있다. 이들이야말로 젊음을 송두리째바쳐 한국 발레의 오늘을 일구고 떠받쳐온 기둥들이다. 무대의 주역으로, 안무가로,발레 지도자로 현장을 지키면서 요즘도 매일 연습실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공연문의 (02)3442-2637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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