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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벨루치를 위한 영화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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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벨루치를 위한 영화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

입력
2006.07.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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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벨루치는 여전히, 너무나 아름답다.’

프랑스 코미디 영화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는 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화보영화’다. 여배우는 안 예뻐야 되레 뉴스가 되고 개성이 되는 직종이지만, ‘급’이 다른 미모로 인해 신화적 존재가 된 여배우들은 때때로 스크린을 압도하며 새로운 서사를 창조해내기도 한다. 여배우의 미모로 영화를 품평하는 것은 저열한 비평에 속하나, 벨루치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벨루치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만든 영화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는 적나라하고 뻔뻔하게 그것을 유도한다.

남은 머리보다 빠진 머리가 더 많은 초라한 외모의 월급쟁이 프랑수아(베르나르 캄팡)는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후 뇌쇄적이고 농염한 아름다움을 가진 창녀 다니엘라(모니카 벨루치)에게 복권 당첨금이 다 떨어질 때까지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돈 욕심에 프랑수아의 제안을 받아들인 다니엘라는 추한 외모지만 다정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프랑수아에게 조금씩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다니엘라의 옛 정부인 암흑가 보스 샤를리(제라르 드파르디유)가 나타나면서 모든 게 혼란스러워진다.

영화를 지배하는 프랑스식 유머는 돈을 이용해 사랑을 사고, 사랑을 이용해 돈을 구하려는 에로스 과잉의 이 느끼한 머니게임에서 감칠 맛 나는 소금ㆍ후추간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프랑수아가 다니엘라의 손짓 하나에도 흥분해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장면, 남자가 기절할까봐 조심스러운 유혹의 포즈로 일관하는 다니엘라의 모습이 이지적인 대사와 함께 시종 웃음폭탄을 터뜨린다.

‘사랑도 ~이 되나요?’ 류의 뻔한 제목 작법이 영화를 싸보이게 만들었지만, 원제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나요?’라는 뜻의 ‘Combien Tu M’Aimes?’다. 베르트랑 블리에 감독이 ‘벨루치의, 벨루치를 위한, 벨루치에 의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카메라를 잡았다. 1968년생인 벨루치는 보기에 따라 부담스러울 정도로 거한 나신을 선보이지만, 꼬챙이처럼 마른 여배우들이 점령한 스크린 위에서 오랜 만에 바로크풍의 풍만한 몸매를 감상하는 것도 ‘미의 종 다양성’을 위해 나쁘지 않다. 클로즈업 할 때마다 눈가의 주름이 두드러지는 걸 보면 그녀도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인간인가 보다. 27일 개봉. 18세.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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