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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사랑이 지겨워졌니? 다양한 장르 드라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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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사랑이 지겨워졌니? 다양한 장르 드라마 잇따라

입력
2006.07.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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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3사가 여름 특집으로 추리ㆍ공포ㆍ형사물 등 장르 드라마를 잇따라 편성하면서 불치병 따위를 버무린 사랑이야기 일색이던 TV 미니시리즈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MBC는 15일 유괴된 딸을 찾아나선 파경 직전의 부부와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4부작 ‘도로시를 찾아라’를 첫 방송한다. KBS2는 청와대 안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4부작 ‘특수수사일지: 1호관 사건’을 8월30일 선보인다.

SBS도 CJ엔터테인먼트와 공동제작한 4부작 공포물 시리즈 ‘어느날 갑자기’를 8월 방영할 예정이다. 공포영화 ‘폰’ ‘아파트’의 안병기 감독의 지휘 아래 신인감독 4명이 1편씩 연출한 ‘어느날 갑자기’는 20일 개봉하는 ‘2월29일’을 시작으로 각 편마다 극장 개봉 2주 후 TV에서 방영된다.

장르 드라마는 TV 미니시리즈의 전형이 돼버린 멜로를 거의 배제하고 독특한 설정과 복잡한 스토리, 한두 회 안에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짧은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한 것이 특징으로, 케이블TV에서는 ‘CSI’ ‘24’ ‘로스트’ 등 해외 드라마들의 인기로 이미 주력 상품이 됐다.

OCN은 ‘CSI’ 새 시즌 방영을 앞두고 6월25일을 ‘CSI데이’로 정하고 종일 관련 특집을 방송했는데, 일일 케이블 TV시청률 1위를 차지할 만큼 호응이 높았다. OCN은 또 ‘알포인트’의 공수창 감독이 신인감독 3명과 공동 작업한 5부작 공포 TV영화 ‘코마’를 자체 제작, 21일부터 매주 금요일 방송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장르 드라마를 잇따라 선보이는 데는 16부작 또는 24부작 미니시리즈의 틀을 벗어보자는 판단과 함께, 케이블TV의 해외 드라마를 통해 형성된 장르 드라마 마니아층을 지상파로 끌어들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개런티 급상승에 따른 제작비 부담, 스타 캐스팅의 어려움 등 미니시리즈 제작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그러나 ‘납량’ 특집으로 편성된 장르 드라마가 방송가의 주류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 4~5부의 짧은 분량으로 제작돼 실험적 편성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판 CSI’라는 평을 들었던 MBC의 ‘추리다큐 별순검’이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조기 종영한 것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다양한 매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나가려면 드라마 콘텐츠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BS 영화팀의 배숙현 PD는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HD기술이 표준으로 자리잡는 상황에서 천편일률적인 드라마로는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며 “장르 드라마는 그런 변화에 어울리는 다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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