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비행운영규정(Flight Operations Manual)을 놓고 표절 시비를 하고 있다. 양쪽 모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표절 시비가 소송전으로 번질 조짐이다.
11일 오전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발간한 1,000여쪽의 비행규정 가운데 300쪽이 대한항공의 것을 그대로 복제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수년간 공들여 만든 안전운항 바이블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측에 표절을 인정할 경우 2개월 안에 표절 부분을 모두 수정하고 주요 일간지에 표절 광고를 싣도록 요구하는 경고장을 보냈으며 아시아나항공이 시정하지 않을 경우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민ㆍ형사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저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FOM은 조종사 등 항공기 운항 종사자들이 업무 수행시 지켜야 할 정책 절차 기준 등을 규정해 놓은 지침서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저작권 침해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즉각 맞받아쳤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산업에서 제반 규정은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며 “항공용어와 각종 규정은 국제적으로 통일돼 있는데 이런 것이 어떻게 표절이냐”며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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