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선 이재오 후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박심(朴心)’을 노렸다.
강재섭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박 전 대표를 위해 저를 버렸다”고 한 데 이어, 수락 연설에서도 “천막 당사에서 당을 구한 박 전 대표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자”고 했다.
다른 후보들도 “당 정체성이 흔들릴 때 키를 바로 잡아 준 박 전 대표에 감사 드린다”(정형근 후보), “병상의 박 대표가 ‘대전은요?’하던 절박한 심정을 알아 달라”(강창희 후보), “여러분의 한 표는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여성 동지에게 주는 표”(전여옥 후보) 등의 말로 박 대표를 앞세웠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더 가까운 이방호 후보마저 “박 대표와 사학법 투쟁에 앞장섰다”고 했고, 이규택 후보는 옥가락지 10개를 끼고 나와 “대선 경선 탈락자가 탈당하면 논개처럼 그 분을 껴안고 한강에 투신하겠다”고 해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재오 후보는 최고위원 당선 인사말에서 “당이 특정 후보의 대리가 되는 것을 온몸으로 막겠다”며 친박(親朴) 진영을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이재오 후보의 연설 도중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전당대회장 한복판을 가로질러 투표장 입구로 이동했다. 기자들이 우르르 박 대표를 따라 갔고, 대의원들의 시선도 그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이 후보 연설 분위기가 산만해졌다. 이를 두고 이 후보에 대한 무언의 반대 표시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당 대권 주자들은 외부에서 경선 결과를 보고 받고 하나같이 “노 코멘트”라며 말을 아꼈다. 100일간의 민심대장정 중인 손 전지사는 이날 전북 고창 복분자 농가에서 농활을 하다 기차와 전철을 타고 전당대회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덥수룩한 수염에 운동화를 신고 배낭을 짊어 진 차림이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