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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한류스타가 떠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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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한류스타가 떠난 이유

입력
2006.07.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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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조 그룹 신화는 오락 프로그램 제작진이 가장 선호하는 게스트다. 신화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X맨’에 이어 지난 주에는 KBS2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에 출연했다. 이번 주에는 MBC ‘무한도전’이 신화 특집을 방영한다. 이런 환대에도 불구하고 요즘 신화를 TV에서 보긴 힘들다. 국내 활동 사이 사이에 계속 해외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6월에는 일본 프로모션을 했고, 최근에는 중국 공연으로 한국을 비웠다.

신화만이 아니다. 세븐은 새 앨범 발매 이후 일본 활동을 병행하다 해외 진출을 이유로 국내 활동을 중단했고, 동방신기도 활동기간 내내 중국과 일본을 오갔다. 이 때문에 국내 활동의 맥이 끊기지만, 그들로서는 어쩔 수 없다.

세븐의 일본 공연에는 1만명 이상의 관객이 모이고, 개당 6,000엔이라는 ‘세븐 향수’는 초도 물량 3만여개가 금세 다 팔려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세븐의 정규 앨범이 7만여장 팔리는데 그쳤다. 다른 아시아 팬들은 수는 적어도 좋아하는 가수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열성 팬이 아니면 음반 구입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수들에게 국내 활동은 음반을 사주는 열성 팬을 위한 서비스처럼 된다. 대신 비처럼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그것을 발판으로 해외에 진출, 아시아 투어 공연만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팝스타’를 목표로 하는 그들에게 한국은 활동해야 할 나라 중 한 곳일 뿐이다.

반면 해외 활동을 할 수 없는 가수들은 어느새 가수라기보다는 오락 프로그램의 고정 게스트가 된다. 가끔 큰 부담 없이 발표해 약간의 수익을 거두는 디지털 싱글이 그들이 가수였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할 뿐, 드라마에 ‘진출’하면 대부분 가수활동을 접는다. 그래서 국내 가요계는 갈수록 ‘가수’는 있지만 ‘음악’은 없어진다.

한류 시대 한국 대중문화산업의 비극이다. 한류가 힘을 얻을수록 국내 대중문화가 풍성해지는 대신 오히려 국내 톱스타들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대중이 불법 다운로드와 돈 안드는 TV로만 대중문화를 즐긴 탓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는 콘텐츠 자체가 ‘돈 되는’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한국인은 그것을 수입해서 즐기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시아를 휩쓰는 한류 스타들을 보면서 자랑스러워 했지만, 정작 문화를 즐기는 우리의 마인드는 그들을 떠나게 만들 정도로 부끄러운 것은 아니었을까.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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