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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회담 어제 시작/ 李통일 "대화로 해결" 北 권호웅 "탈선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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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회담 어제 시작/ 李통일 "대화로 해결" 北 권호웅 "탈선말아야"

입력
2006.07.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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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차 남북 장관급 회담은 예상대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막이 올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남측의 항의, 북측의 반발 등 논란이 계속되던 상황이 11일 오후 회담장인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 도착한 남북 대표단의 표정에서 그대로 묻어났기 때문이다.

북측 대표단이 부산에 도착할 때만 해도 암울한 전망이 나돌았지만 양측이 수석대표 환영 만찬사에서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북측 대표단의 표정은 딱딱했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등 북측 대표단 29명은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평양-함흥-동해상-부산의 동해 직항로를 이용,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권 단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환영 꽃다발을 받는 순간에도 미소를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 정부도 이미 이번 회담에서 미사일 발사 문제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쌀ㆍ비료 등 북측에 시급한 지원 부분은 이야기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미사일 발사는 정당한 군사훈련이며 주권국가의 권리”라는 논리를 펼 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게 되면 양측의 입장이 맞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정부는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입장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채널 정도로 이번 회담의 의미를 생각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다소 달라진 북측의 입장은 부산 도착 이후 서서히 감지되기 시작했다. 환담장에서 날씨가 화제가 되자 권 단장은 “재앙은 내부에서도 오지만 외부에서도 일어난다. 우리가 잘 막아내야 한다”며 남북공조의 뜻을 내비쳤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날씨처럼 정세와 상황이 어둡다. 이럴 때일수록 남북이 지혜롭게 대응하자”고 말했다.

미사일, 6자회담 복귀 문제 등 쟁점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양측이 날씨를 빗대 흉중의 일단을 드러낸 것이다. 북과 대화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와 남북관계 자체를 끊지 못하는 북측의 어려움이 반영됐다.

이어 열린 환영 만찬에서 이 장관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진지한 대화를 통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대화론을 제기했다. 권 단장도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내세우기는 했지만 “정세가 변하건 환경이 변하건 궤도에서 탈선하지 말자”고 말해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끊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남북은 12일 기조 발언에서 각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특히 남측은 기조발언에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측의 태도를 질타할 계획이어서 남북간 대립이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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