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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명박에 승리… 감정 앙금 씻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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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명박에 승리… 감정 앙금 씻는게

입력
2006.07.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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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강재섭 후보의 대표 당선은 박근혜 전 대표의 승리다. 당내 대선후보 라이벌인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승리다. 1,2위를 다퉜던 강 신임 대표와 이재오 후보와의 경쟁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대리전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고위원 분포도 강창희 전여옥 의원이 친 박근혜 성향이어서 지도부를 박 전 대표측이 장악한 형국이 됐다. 강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자기 사람으로 지명한다면 당의 박근혜 색채는 더욱 짙어질 것이다. 이는 박근혜 이명박의 대선 레이스에서 박 전 대표가 일단 우위에 섰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같은 경선결과는 이 전 시장측의 격렬한 응전을 부를 개연성이 크다. 이대로 있다가는 박근혜 대세론에 휩쓸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세 확산과 각 세우기 등 이 전 시장측의 응전을 촉발할 것이란 관측이다. 안 그래도 경선과정의 박심, 이심 개입 논란 등으로 감정의 앙금이 쌓인 양 진영이다.

당장 강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등 당직개편에서 화합형 인사를 하지 않을 경우 당은 박 전 대표측의 주류와 이 전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비주류로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 전 시장 측은 “박 전 대표 측에서 노골적으로 전대에 개입했다”며 “어떤 수를 쓰지않으면 앉아서 당할 수도 있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대선을 향한 진검승부가 바야흐로 시작되고 있는 지적이 무성하다.

이 같은 정황을 의식한 듯 강 대표는 “모든 선거에는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지만 공정한 대선 후보 경선이 이뤄지도록 내 모든 것을 죽이고 단합해서 후보를 뽑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전 시장과 싸우는 느낌”이라며 공개적으로 이 전 시장 측을 공격하고, 이날 마지막 유세에서도 친 박근혜임을 자처한 그가 과연 이 전 시장측을 얼마나 다독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 전 시장측의 기류는 “박심에 의해 당선된 사람이 어떻게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의심하는 쪽이다.

강 대표의 또 다른 과제는 ‘대구ㆍ경북(TK)당’과 ‘보수 편향’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호남과 충청권에 대한 배려, 이념적으로는 보다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다. 강 대표 개인적으로는 다소 유약한 이미지를 벗고 대여 관계에서 ‘강한 대표’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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