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놀 때 돈 벌자."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바캉스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에겐 모두가 휴가를 떠나는 한여름이 1년 장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최대 성수기다.
올해 휴가철을 맞아 가장 신이 난 곳은 내비게이션 업계. 연매출의 40% 안팎이 7~8월 두달 동안 이뤄지는데다 지난해 80만대 규모였던 내비게이션 시장이 올해에는 15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견 내비게이션 업체인 카포인트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차를 갖고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휴가철이 겹치면서 처음 가는 길도 쉽게 찾아주는 내비게이션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서로 TV 홈쇼핑의 황금 시간대(오후 9시 전후)를 확보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고 인터넷 판매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보안 업계도 휴가철이 오히려 특수다. 휴가철엔 집을 비워두는 만큼 보안 수요 등이 늘기 때문. 보안 전문 업체 에스원의 경우 고객들이 안심하고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빈집 사전 등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전문가가 직접 방문, 도둑의 침입이 가능한 경로와 방범 취약점에 대해 진단해주는 '무료 안전컨설팅' 서비스도 펴고 있다.
집을 비운 사이 특별 순찰을 실시, 고객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거나 휴가를 가 있는 동안 배달되는 각종 우편물과 우유 등을 수거하는 서비스를 펴는 곳도 있다.
에어컨 공장과 고객 서비스 센터도 휴가철이 가장 바쁜 때다. 올해는 음력 7월이 두 번(윤달)이나 있어, 에어컨 수요가 평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러한 에어컨 수요에 맞추기 위해 LG전자 창원 공장의 5개 에어컨 생산 라인은 이미 1월부터 24시간 풀 가동 체제에 돌입한 상태. 그럼에도 일부 인기 모델은 주문 후 1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정도다.
고객서비스센터도 휴가는 꿈도 못 꾼다. LG전자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며 에어컨 고장 문의가 평소의 3배 가까이 폭증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통상 오후 7시까지인 근무 시간을 연장, 밤 10시까지 서비스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빙과 업체들도 휴가를 9월 이후로 미뤘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들이 6월까진 주로 2교대로 50% 정도만 가동되지만 7~8월에는 3교대로 휴일 없이 24시간 풀가동된다"며 "예년보다 매출이 10~20%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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