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훈ㆍ박일환ㆍ김능환ㆍ전수안ㆍ안대희 대법관이 11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6년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5명의 신임 대법관들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법원, 권력과 여론으로부터 독립된 사법부를 역설했다.
먼저 임명된 김영란 대법관에 이어 여성으로서는 두번째로 대법원에 참여하는 전수안 대법관은 “보수단체나 진보단체의 편파적 신뢰나 일방적 기대를 망설임 없이 털어버리고 기꺼이 배반하겠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특정 사건에 대해 이념적으로 치우침 없이 균형추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취임식장 주변에서는 “전 대법관이 올해 1월 퇴임한 미국의 연방대법관 ‘샌드라 데이 오코너’를 연상시킨다”는 말까지 나왔다. 오코너는 9명으로 구성된 미 연방대법원에서 보수와 진보라는 테두리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
전 대법관은 “기대할 때는 오지 않던 기회가 여러번 스쳐지나가기에 그냥 무심히 바라보게 되었을 때 문득 저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문정희 시인의 시 ‘먼 길’을 낭독하기도 했다.
이홍훈 대법관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갈파한‘성의’를 거론하면서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함은 물론 공평무사한 마음으로 공정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도 관심을 갖겠다는 다짐도 보탰다.
김능환 대법관은 “국민은 법관이 완전무결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정직하고 공평하며 솔직하고 합리적이기만을 기대한다”는 중국 법철학자인 오경웅 박사의 말을 인용, 대법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박일환 대법관은 “국민들은 법원에 사회의 각종 분쟁에 대해 다양한 가치관이 반영되는 좋은 판결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함께 능동적으로 노력해야만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0일 서울고검장을 퇴임한 안대희 대법관은 “대법원이 최고정책 법원으로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사법에 대한 진정한 신뢰라는 바탕이 있어야 한다”며 “권력과 여론, 나아가 법원 내부로부터 독립해 오로지 법률과 양심에 따라 심판하는 법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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