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태풍 에위니아는 10일 강한 위용을 뽐내며 전남 지방에 상륙했지만 불과 11시간 만인 10일 오후10시 생을 마감했다. 에위니아는 이동 경로가 전형적인 7월 태풍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여름철에 발생하는 태풍은 오른쪽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이 고기압이 태풍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고기압의 세력이 크면 클수록 태풍은 점점 북쪽으로 향한다.
애초 에위니아는 9일까지만 해도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다 백령도 위쪽에서 반원을 그리며 만주 방향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태풍이 우리나라 부근에 당도할 즈음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약화돼 태풍은 일찍 동쪽으로 틀어질 수 밖에 없었다.
태풍의 이동 속도는 여름에는 느리고 가을에 빠르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함께 태풍의 세기와 방향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원인, 편서풍이 가을에 강해지기 때문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 동안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확률상 이 같이 짐작하고 있을 뿐 섣부른 예단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태풍은 그야말로 그때 그때 달라 일반화해 말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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