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시험관아기였던 영국의 루이스 브라운(28)이 내년 1월 아기 엄마가 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0일자에서 2년 전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보안회사 직원 웨슬리 물린더(36)와 결혼한 브라운이 자연 임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브리스톨 근교에 살고 있는 이들 부부는 임신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2004년 결혼 당시 “체외 수정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 브라운은 “우리 부부의 꿈이 이루어졌다”는 말로 기쁨을 표시했다. 남편 물린더도 “우리는 부모가 된다는 사실에 매우 들떠 있다. 브라운은 아기에게 환상적인 엄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미 아이를 키우기에 안전한 집을 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운은 1978년 7월 25일 출산 예정일을 3주 앞두고 올드햄 종합병원에서 제왕절개를 통해 2.6㎏의 건강한 아기로 태어났다. 시험관 시술의 선구자였던 이 병원 산부인과 패트릭 스텝토 박사와 로버드 에드워즈 박사는 결혼 후 9년 동안 아기를 갖지 못했던 브라운의 부모로부터 정자와 난자를 채취해 작은 시험관 속에서 인공수정시켰고,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를 48시간 뒤 브라운의 어머니 자궁에 착상하는데 성공했다. 10년 이상 100번이 넘는 거듭된 실패 끝에 거둔 값진 성공이었다.
당시 브라운의 출산은 방송을 통해 유럽 전역에 중계됐고, 불임으로 고통받던 많은 부부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었다. 스텝토 박사는 브라운이 10세 때 사망했지만, 에드워즈 박사는 브라운의 결혼에 특별하객으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브라운의 출산에 대해 당시 바티칸은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근원적인 악”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지만, 시험관아기 시술은 불임부부의 희망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돼왔다. 유럽인간생식태생학회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1989년 3만명에서 2002년 20만명으로 늘어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또 브라운의 탄생 이후 시험관아기 시술 등 다양한 보조생식술의 발달로 태어난 아이는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의 출산은 시험관아기로 태어난 여성이 첫 출산은 아니다. 브라운과 마찬가지로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그녀의 여동생 나탈리가 1999년 5월 딸 캐세이를 낳으며 의학사에 시험관아기 출신의 첫 출산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나탈리는 언니의 임신에 대해 “아직 직접 소식을 듣지 못해 대답하기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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