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어닝(Earning) 시즌'이 시작됐다.
10일 신세계를 시작으로 11일 LG필립스LCD, 12일 포스코, 14일 삼성전자, 19일 LG전자 등 12월 결산법인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과거 경험상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전후한 초반부가 전체 어닝 시즌의 주가향방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이미 시장이 조정을 거치면서 재료를 반영해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줄만한 '어닝 쇼크'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진행된 이익 모멘텀의 하향 폭과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실적 조정속도를 감안할 때 2분기 실적 둔화 우려감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4월 이후 급격하게 조정됐던 기업이익 모멘텀이 6월 말을 기점으로 바닥권을 형성했고,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대한 하락세도 6월 중순부터 멈추고 있다는 점 등을 그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은 개별 종목에 대한 실적 컨센서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LG필립스LCD, 포스코, 삼성전자의 경우 6월 이후 조정된 실적 전망치가 시장 컨센서스의 평균치 또는 최저치에 근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닝 쇼크'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낮게 나온다면 시장은 다시 한번 출렁일 수 있다는 것. 임동빈 동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의 하향 조정 효과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하향 추정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온다면 주가가 추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보다는 하반기 실적 전망치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의 전망을 먹고 사는 시장의 속성상 지난 실적보다는 향후 실적 전망치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 홍기석 삼성증권 조사팀장은 "증시는 2분기 실적보다는 하반기 전망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주 증시는 기업들의 전망치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혼조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반기 경기 전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 전망에 따라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상당부분 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 특히 세계 경기가 둔화될 경우 정보기술(IT) 업종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상당부분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기업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는 경기 흐름"이라며 "세계 경제 둔화가 진행될 경우 시장 기대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며 최근 국내외 경제지표 둔화를 감안할 때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동부증권은 은행과 조선, 유통, 기계 업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고 IT, 화학, 유틸리티 업종은 부진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외국인이 매수한 업종에 주목하라고 당부했다. 오경택 연구원은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외국인이 매수한 업종은 주목할 만 하다"며 "최근 매수세가 유입된 건설업종과 운수장비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등을 추천했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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