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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독일월드컵이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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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독일월드컵이 남긴 것들

입력
2006.07.1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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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 동안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2006 독일월드컵이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국민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투혼을 보여주었던 태극전사들은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의 월드컵 도전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 첫 승을 거두는가 하면 이번 대회 준우승국인 프랑스와 접전 끝에 비기는 등 선전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 여성 팬 급증ㆍ거리응원 세계로

이번 월드컵은 이 같은 경기적 측면은 물론 사회문화적, 경제적 측면에서도 많은 뜻깊은 변화가 일어난 대회였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월드컵 축구 중계 시청 및 대회와 관련한 뉴스를 소비하는 패턴의 변화다. 텔레비전은 종전에 누려온 독점적 중계매체의 지위를 잃었고, 인터넷이 그 자리를 파고 들었다.

독일월드컵 공식 홈페이지의 접속자 수는 사이트가 오픈한 지 불과 15일 만에 25억명을 돌파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방문자 수 20억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증거다.

월드컵 시청자 중에서 여성의 비율이 급속하게 늘어났다는 점도 이번 대회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대회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여성 시청자의 비율은 전체 시청자 중 37%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아르헨티나의 경우 50%로 가장 높았으며 독일 40%, 영국 스페인 36% 등 국적을 불문하고 여성 축구팬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도 여성 시청자의 비중이 45%로 나타나, 그 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축구에 열광하고 애정을 가지는 여성 팬들이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시작된 거리응원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이번 대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우리의 거리응원전을 벤치마킹해, 개최 도시의 메인 광장을 이용하는 새로운 마케팅 수익 모델을 선보였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단순한 브랜드 홍보 수준을 넘어서 응원 장소를 활용해 축구팬들에게 자신을 보다 친숙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 K리그 등 저변 활성화 여전한 숙제

반면 거리응원의 원조인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청 앞 광장 사용권을 특정기업에 판매한 것과 관련해 스포츠가 지나친 상업주의로 흐른다는 비판과 함께 길거리응원의 순수성 훼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서울시청 광장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단체응원이 활성화, 축구팬들에게 문화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길거리응원은 새로운 축제의 장으로 승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우리 축구의 고질인 대표팀에게만 편중된 축구팬들의 관심을 K리그를 비롯해 N리그(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유소년축구로 환기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여전히 남겼다. 이는 비단 축구 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종목의 저변 확대와 스포츠산업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종ㆍ한양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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