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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테니스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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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테니스도 넘다

입력
2006.07.1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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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에 테니스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의 정지에-옌지 여자복식조가 세계 최고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총상금 183억원)에서 중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정지에-옌지 조는 10일(한국시간) 영국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벌어진 대회 여자복식 결승에서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 조를 2-1(6-3 3-6 6-2)로 꺾고 우승했다.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중국선수로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둔 데 이어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아시아 여자 선수로서는 2003년 스기야마 아이(여자복식)에 이어 두번째 윔블던 제패다.

여자단식에서도 리나가 중국선수로는 사상 첫 단식 8강 진출의 기염을 토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비록 세계랭킹 2위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에 막혀 4강행이 좌절됐지만 이제 리나의 세계랭킹은 메이저대회 통산 5회 우승의 베테랑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보다 한 단계 위인 22위가 됐다. 중국 테니스계로선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리팅-순티엔티엔 조가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낸 이후 괄목할 만한 쾌거다.

중국 테니스의 눈부신 성장은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테니스에 전폭적인 투자를 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물이다. 올림픽 종목인 탁구나 배드민턴 등은 돈이 안 되는 스포츠인 데 반해 세계적인 프로스포츠인 테니스는 황금시장이었던 것. 자연히 구기종목의 어린 유망주들이 테니스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리나도 전직 배드민턴 선수 출신.

또 세계랭킹 1~8위 선수들을 초청하는 마스터스대회가 매년 상하이에서 열리는 것을 비롯, 중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국제대회가 많다 보니 테니스 팬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30줄에 들어선 에이스 이형택(삼성증권) 외에 그 뒤를 이을 차세대 재목을 발굴하지 못한 한국 테니스계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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