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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법관 "다수가 시끄러운 소수에 묻혀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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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법관 "다수가 시끄러운 소수에 묻혀선 안돼"

입력
2006.07.1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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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로 6년 임기를 마친 강신욱 대법관이 강경 보혁단체를 겨냥한 듯한 ‘쓴소리’를 남겼다.

강 대법관은 이날 오후 3시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최근 심화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분열ㆍ대립 양상에 우려를 표시한 후 “민주사회에서 소수의 의견도 존중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생각이 시끄러운 소수의 강경한 목소리에 묻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법의 잣대로 재단하기보다는 정치적, 행정적으로 조정ㆍ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들조차도 사법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일부 집단이나 개인들이 온당치 못한 방법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선고된 판결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보수니 진보니, 걸림돌이니 디딤돌이니 하면서 승복하지 않으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대법관은 “사법부는 보수의 편도, 진보의 편도 아니라 오로지 법과 정의, 양심의 편일 뿐”이라며 후배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의연하게 재판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퇴임식에서는 함께 퇴임한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박재윤 대법관을 대표해 강 대법관이 퇴임사를 낭독했다.

앞서 손 대법관은 법원 내부 간행물인 ‘법원사람들’ 7월호에 “법관은 현대를 사는 선비다. 나라의 정신적 중심이 흔들리고 법과 원칙이 혼미해져 있는 이 시대에 올곧은 자세로 나라와 공동체를 지탱해 오던 선비 정신을 되살려 내야 한다”는 글을 기고했다.

대법관 취임을 위해 이날 검찰에서 물러난 안대희 서울고검장은 검찰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고검장은 “임관 순간부터 퇴직하는 날까지 승진과 보직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다수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인사구조 아래에서는 조직의 일체감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정한 인사시스템은 전근대적인 지연 학연 혈연 등이 침투하게 만들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을 취약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25년 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한 안 고검장은 “나는 업무에 있어서는 성취한 검사였고 여러분의 사랑을 받아 마음껏 일한 행복한 검사였으며 앞으로도 여러분과 뜻을 같이 할 영원한 검사일 것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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