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로 나가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NHN을 선택 했습니다”
국내 포털업체 1위인 NHN(www.naver.com)에 지분 100%를 넘겨 ‘1년 만에 350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이 된 장병규(32) 첫눈(www.1noon.com) 사장은 “첫눈을 거대 포털의 대항마로 생각해 온 분들에게 아쉬움을 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며 첫 말문을 열었다.
장 사장은 그러나 “인수 업체로 NHN을 선택한 것은 세계 검색시장에서 큰 승부를 하기 위한 나름의 선택이었다”며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더 큰 걸음을 내딛는 첫눈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5월 게임포털업체 네오위즈에서 분사한 검색엔진 개발업체인 첫눈이 1년 만에 업계의 총아로 떠오른 데는 남과 다른 기술력에 비밀이 있었다.
당시 10억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출발한 장 사장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숱한 핀잔을 받았다. 이미 국내 시장은 거대 포털들이 완전 장악하고 있어 신규 중소 검색업체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거대 포털들도 수익 창출이 힘든 상황에서 중소업체가 살아 남는다는 것은 ‘3%의 확률도 안 되는 게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창업 당시 주위 동료나 친분있던 기자들 모두 ‘실패할 게 뻔한 일을 왜 하느냐’는 반응이었다”며 “성공할 거라고 믿었던 사람은 저를 비롯해 네오위즈의 몇 명 담당자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장 사장은 “하지만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믿었고, 설령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의미 있는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 놓았다.
그는 검색에 대한 완전 새로운 시도를 한 게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것이 결국 성공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우선 첫눈은 정보를 의미별로 분류해 검색결과를 보여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기존 포털들이 블로그, 이미지, 뉴스 등 소스별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한 예로 축구스타 ‘박지성’을 검색하면 ‘2002년 월드컵 박지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 등으로 분류해 정보를 제공한다.
장 사장은 “구글은 많이 링크된 자료가 더 중요하다는 랭킹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펌(게시물 퍼나르기)’이 일반화된 한국 인터넷에서는 이를 적용할 수 없다”며 “첫눈은 많이 중복된 자료가 더 중요하다는 한국적 랭킹 방식을 만들어 냄으로써 검색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인재(talent)’를 꼽았다. 첫눈은 직원의 60%가 최정예 검색 전문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생산의 3대 요소 중 노동은 대체 가능하지만 인재는 대체가 불가능하다”며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인재들과 함께 했기에 창의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60명의 임직원들이 첫눈 지분의 30% 이상(105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보상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일이 국내 인재들이 벤처에 도전할 수 있도록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검색은 모든 엔지니어들이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라며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는 길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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