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치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은 태생적으로 정해져 있는 걸까. 남의 눈에는 뻔한 술수가 왜 당사자에만 신빙성 있게 보이는지, 다른 일에는 똑똑한 사람이 왜 사기꾼 앞에선 순진하게 당하고 마는지, 알면 알수록 ‘신묘’한 게 사기의 세계다.
MBC ‘심야스페셜’이 11일 밤 12시55분 일반인들과 사기 범죄자들의 심리ㆍ행동패턴 비교 등 사기의 모든 것을 집중 조명해보는 ‘사기의 재구성’을 방송한다. 지난 한 해에만 약 30만건이 검찰에 접수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사기범죄의 실체에 접근, 범죄 예방 대책을 강구해보자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다.
프로그램은 사기꾼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기 위해 사기 범죄자들의 진술서를 살펴보고, 사기 범죄자와 범죄심리학자의 속고 속이는 심리테스트 과정을 통해 일반인들과 다른 사기 범죄자들의 심리적 기제와 행동양식을 추적해본다. 또 인간의 약한 마음을 어김없이 잡아내 악용하는 사기를 막기 위해 사기 피해자들과 범죄 심리학자들이 제안하는 사기 예방법, 실제 사기 범죄자들의 경고 등을 들어본다. 실제 사기 사건 사례 탐구와 심리실험 및 과학적 분석 등도 시도, 사기범죄의 실체에 접근해본다. 사기를 당하는 순간 급격하게 변화하는 뇌의 움직임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 의심하면서도 속아넘어가는 사기의 의학적 메커니즘도 규명해본다.
2002년 10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매주 화요일 밤 12시55분에 방송됐던 MBC ‘심야스페셜’은 오전 1시까지로 규정된 전파법상의 방송운용시간을 준수하도록 규제한 방송위원회의 규제 방침이 17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사기의 재구성’을 최종회로 막을 내린다. 그동안 방송사들은 밤 12시 50분께 방송을 시작해 방송운용시간을 초과하는 식으로 편법 편성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오전 1시 이후에 정규프로그램을 방송하려면 방송시간의 절반 이상을 방송운용시간 이전에 방송해야만 한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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