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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사태/힐 "비공식 6자회담 통한 北美대화"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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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사태/힐 "비공식 6자회담 통한 北美대화" 제시

입력
2006.07.1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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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방한, 우리 정부 주요 당국자들과 만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비공식 6자회담을 통한 북미대화’라는 미사일 사태 해법을 제시해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사실 비공식 6자회담과 그 틀에서의 북미 양자 대화라는 아이디어는 이번에 처음 제기된 형식은 아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지난달 28일 선양에서 비공식 6자 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바 있고,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찬성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그 안에서 북한과의 직접 대화도 가능하다”는 것은 미국이 누누이 강조해온 기존 입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 차관보의 발언이 주목되는 것은 북미 대화에 대한 미국의 미세한 태도변화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4월 6자 회담 수석대표들의 도쿄 회동 때를 떠올리면 보다 선명해진다.

당시 민간ㆍ정부관계자가 참여하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에 수석 대표들이 모두 참석, 양자 또는 다자 접촉이 사흘간 계속됐다. 사실상 비공식 6자 회동이 이루어진 셈이다.

하지만 미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모처럼 마련된 기회인데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고, 한국과 중국의 권유가 있었음에도 김 부상과의 대화를 거부했다.

힐은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자산동결과 같은 작은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를 연계 시켜서는 안 된다”며 회의장에서 김 부상과 인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랬던 미국이 전향적으로 비공식 6자회담 재개 후 양자 대화를 약속한 것은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그간 비공식 6자회담에 소극적이었고 중국의 제의를 고심 끝에 지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힐 차관보의 발언은 대화를 위한 적극적 자세 변화”라고 설명했다. 김계관 부상도 최근 평양을 방문한 미 UC버클리대 스칼라피노 교수에게 미사일 추가발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외교적 해결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화의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 우선, 지난 주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가 밝혔듯이 BDA 자산동결 등 대북 금융제재 해제를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북한의 태도가 완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북미 양자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미국과 평행선을 긋고 있다.

현재로선 이 부분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대화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당사자인 북미는 물론 우리 정부와 중국 등 관련국들의 물밑 조율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힐 차관보의 일본, 러시아 연쇄 방문과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10일 방북 등이 그것이다.

미사일을 둘러싼 북미간 긴장요인이 잔존하는 가운데 비공식 6자회담을 향한 한반도와 주변 국가들의 노력이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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