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 부도는 휴대폰 부품업체, 주거래처, 정부 지원사업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며 후폭풍을 야기할 전망이다.
가장 큰 타격은 VK에 부품을 공급해온 협력업체들. 총 170개의 협력업체는 이번 사태로 약 300억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매출 100억원 미만의 중소업체들이어서 피해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1억원 이상의 VK 어음을 보유한 스타트로㈜ 등 주요 협력업체 40개사는 협의회를 구성, VK측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협의회는 VK가 이대로 주저앉을 경우 오히려 국내 휴대폰 업계에 더 큰 손실이 될 것으로 보고 채무를 유예하고 부품을 계속 공급해 VK를 회생하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VK로부터 휴대폰을 공급받고 있는 SK텔레콤도 5월부터 시작한 미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인 '힐리오' 사업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힐리오는 팬택앤큐리텔과 VK로부터 휴대폰을 공급받아 서비스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힐리오 공급용으로 2개월치의 VK 휴대폰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VK 부도가 힐리오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삼성전자 등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하반기로 예정된 제품 공급을 최대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SKT는 또 연말까지 돌려받는 조건으로 3월에 VK에 지원한 100억원의 자금 회수 문제도 걸려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부에서 대책을 논의중"이라며 "채권단에 참여해 환수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2차전지 개발사업도 난관에 봉착했다. 산업자원부가 지원하고 VK가 주관업체인 2차 전지개발 사업은 국산 부품소재 개발 및 대일 무역역조 해소를 위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폰 및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에 쓰이는 리튬 2차전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VK는 고밀도 리튬폴리머전지 개발에 필요한 22억원의 개발비를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VK의 부도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밖에 코스닥 상장업체인 VK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과 지난달 실시한 118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피해를 보게 됐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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