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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으스스…" 더위가 싹~ 최근 출간된 돋보이는 추리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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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으스스…" 더위가 싹~ 최근 출간된 돋보이는 추리소설들

입력
2006.07.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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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번째 마을 로맹 사르두 지음ㆍ이승재 옮김

13세기 13번째 마을 살해사건

13세기 유럽의 한 작은 마을에서 참혹한 세 구의 시신이 발견되고, 곧 이어 마을 주교마저 잔인하게 살해된다.

그리고 흑사병으로 마을 주민 전체가 희생된 뒤 50년 간 잊혀졌다 발견된 오지 마을(피살된 주교의 13번째 교구). 로마 교황청 핵심부로 이어진 이 마을의 비밀과 살인의 음모를, 새로 부임한 젊은 목사와 그의 어린 제자가 파헤치는 과정이 긴박한 서사와 탄탄한 플롯 아래 펼쳐진다. 주교의 시신을 교황청으로 옮기기 위해 시신을 삶아 살을 발라내는 등, 작가는 중세의 생활상을 치밀한 고증을 통해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사르두는 기욤 뮈소 등 젊은 작가군과 함께 스타일리쉬한 프랑스문학의 전통에서 비껴 서서 영화처럼 역동적인 서사 문학을 추구하는 작가다. 열린책들 9,800원

● 외과의사 테스 게리첸 지음ㆍ박아람 옮김

살인마, 여성의 자궁 노리고…

성폭행 피해자들만을 납치해 자궁을 도려내고 잔혹하게 살해하는 ‘인턴 살인마’가 5번째 제물로 선택한 여의사의 손에 숨진다. 그리고 3년 후. ‘인턴 살인마’의 범행수법을 그대로 재현한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져든다.

소설은 서사와 범인의 독백이 번갈아가며 이어진다. 독자는 이 ‘얼굴 없는 살인마’의 독백이 던지는 암시들로 범인을 추정해가는 과정을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사이코패스’(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연쇄살인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이상 성격자)의 심리 세계가 피의 의학적 지식과 맞물려 독자의 지적 흥미를 끈다. 특히 독백부의 문장이 잔혹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노블하우스 1만800원

● 두개골의 서ㆍ 로버트 실버버그 지음ㆍ최내현 옮김

고문 속 영생의 비밀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를 내세워 개인과 사회, 젊음과 성장의 고통을 그린 ‘다잉 인사이드’(책세상)의 문체 미학에 매료된 독자라면 그의 이 작품도 놓치기 싫을 것이다. 미국 SF문학의 황금기를 연 실버버그는 순문학의 위세에 맞서 SF장르문학의 자존심을 지탱한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작품은 ‘두개골의 서’라는 고문서를 발견한 네 명의 대학생이 문서가 밝힌 ‘영생’을 얻기 위해 애리조나로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문서에 적힌 대로라면 넷 가운데 둘은 영생을 얻지만 둘은 희생돼야 하는데…. 죽음과 영생이라는 무거운 질문 앞에 선 인간의 한계와 깨달음의 과정이 현란한 문체에 실려 깊은 상징과 은유로 이어진다. 북스피어 1만2,000원

● I'm sorry, mama 아임 소리 마마 기리노 나쓰오 지음ㆍ이은주 옮김

창녀촌서 자란 그녀의 섬뜩함

일본 신인 작가에게 주는 ‘나오키상’과 가장 권위 있는 장르문학상인 ‘란포상’을 동시에 탔고, 아시아 작가 최초로 미국 ‘에드거상’ 최종후보에도 오른 화제작.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 특히 여성성 속에 내포된 잔혹함의 결을 집요하게 추구해 온 작가의 소설 가운데서도 ‘가장 나쓰오다운 소설’로 꼽힌다. 부모를 모르는 채 창녀촌의 포주 손에 자라 시설과 입양 등을 거치며 거칠게 산 40대 여인 ‘아이코’의 일상적 범죄행각이 어둡고 우울하고 또 섬뜩하게 펼쳐진다.

튀는 서사를 휘어잡아 치밀한 구성 속에 배열하는 작가의 솜씨, 방심하고 이야기만 따르던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사유의 문장 등이 돋보인다. 황금가지 8,000원

● 라비린토스1,2 케이트 모스 지음ㆍ이창식 옮김

'다빈치코드' 이은 성배 신화

성배신화의 숱한 변형들 가운데 또 하나의 설득력 있는 해석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일단 800년 역사의 시간을 두고 허구와 실제를 교직해내는 웅장한 스케일로 돋보인다.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비의적 문양의 반지, 그 반지를 발견한 여자의 13세기 선조의 비밀이 ‘라비린토스(미궁) 3부작’이라는 책과 그 책의 수호자들의 운명과 맞물리며 소설의 서사를 이어간다.

중세 알비 십자군 최후의 전투가 벌어진 남프랑스 ‘몽세귀르성’, 그 성이 함락되기 직전 ‘보물’을 갖고 십자군의 포위를 뚫고 도망쳤다는 전설과 역사가 성배 신화와 어우러져 또 하나의 성배 로망을 일궈낸다. 댄 브라운의 소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 역시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다. 해냄 각 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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