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결전만 남았다. 지난달 10일(한국시간) 뮌헨 알리안츠아레나에서 펼쳐진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세계인의 축제 2006 독일월드컵은 10일 오전 3시 베를린 올림피아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결승전을 끝으로 64경기의 대장정을 마감한다.
▦6년 만의 리턴 매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6년 만에 정상 길목에서 다시 만났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유로 2000 결승전 이후 첫 대면이다. 프랑스가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다비드 트레제게의 골든골로 2-1로 이겼다. 이탈리아로서는 6년 만에 설욕에 나서는 셈이다.
프랑스는 지난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8년 만의 정상복귀에 나서고, 이탈리아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우승에 재도전한다. 유로 2000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이탈리아와 프랑스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우승컵이 절실하다.
▦앙리 vs 토니
2005~0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이 ‘킬러전쟁’을 벌인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아스널)는 EPL 득점왕을 3연패하는 등 소속팀에서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대표팀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자국팬들의 비난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앙리는 브라질과의 8강전 결승골 등 고비마다 결정적인 골을 터트리며 프랑스의 결승행을 이끌며 ‘대표팀 부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10여년의 무명 설움을 딛고 이탈리아의 간판으로 부상한 루카 토니(피오렌티나)는 2경기 동안 침묵했던 득점포 재가동을 노린다. 2005~06시즌 31골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던 토니는 우크라이나와의 8강전에서 두 골을 터트리며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일부의 우려를 잠재웠다.
▦부폰, 네 마리 토끼에 도전한다
축구팬들의 관심은 이탈리아의 거미손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의 손 끝에 모아지고 있다. 부폰은 이번대회 들어 6경기 동안 상대 공격수에게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서 크리스티안 차카로타(팔레르모)가 기록한 자책골이 부폰이 기록한 유일한 실점이다.
야신상의 유력한 후보인 부폰은 7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골든볼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결승전 결과에 따라 우승컵과 야신상, 골든볼을 석권하는 사상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도 있다. 또 현재 453분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부폰은 결승전에서 65분간 무실점으로 버틸 경우 선배 월터 젱가가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기록한 517분 연속 무실점 기록까지 갈아치우게 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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