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진보성향이라는 일부 단체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음으로써 애써 충격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사태에 대처하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북공동선언 실천참여연대라는 단체는 시국호소문에서 "미사일 중 단 한 발이라도 남쪽을 겨냥한 것이 있었는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미국과 일본만을 겨냥하였다. 이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치면 우리를 건드릴 자 지구 상에 그 누구도 없다"며 "자주통일의 희망찬 미래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자못 호쾌해 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도 범청학련 남측본부는 "북한이 쏜다면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일 것"이라고 지레 예단하면서 "그 경우 북한의 체제가 강화되고 조국통일이 앞당겨지며 세계 자주화운동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논리 수준이나 표현이 구구절절 무책임하고 저열하기 짝이 없다. '북한 미사일 발사를 환영한다'는 노사모 사이트의 글 따위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
이번 사태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어렵게 쌓아온 남북간 신뢰가 무너진 데 대한 안타까움이 가장 크다. 어떤 명분으로든 우리 일상의 삶과, 나아가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수 있는 행위가 용인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북한의 무모한 행위에 크나큰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국제사회 논의의 큰 줄기가 외교적 해법 모색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을 다행히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런 판국에 해대는 위와 같은 주장들에는 북한 미사일 사태가 국내외 강경보수파의 목소리를 키워 자칫 한반도와 동북아에 위험한 긴장국면을 조성하고 남북관계도 크게 후퇴시킬 수 있다는 기본적 현실인식이 결여돼 있다.
아니, 그보다도 늘 균형을 잃은 채 친북 입장에서만 외쳐대는 이런 주장이 상식적인 국민의 염증을 불러일으켜 스스로와 진보진영 전체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든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