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월드컵 대회가 끝났다. 2002년 독일과의 4강전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심판들에게 편파적으로 당했는데, 이번에도 모처럼 제대로 뛰는가 싶었던 스위스 전에서 억울한 경기를 치렀다.
물론 토고 전이나 프랑스 전에서는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음에도 운이 좋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합을 공정히 진행시키란 말이다.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뛰는 선수나 관중이나 무슨 재미란 말인가?
우리를 깔봐서 고급파티에 끼워주고 싶지 않은 거다. ‘스톱! 너희는 거기까지야, 알겠어?’ 못 박는 거다. 그렇게 괄시를 받으면서도 ‘돈을 처들여’ 월드컵에 참가해야 하나? 정말 굴욕적이다. 당장 FIFA를 탈퇴하면 속이 시원하겠는데, 외국 프로구단에 나가 있는 선수들이나 축구선수가 꿈인 사람들 때문에 그럴 수도 없겠다.
나라 전체가 월드컵 경기에 얼빠져 있었던 걸 생각하면 더 한심하다. 대회가 시작되기 한 주일 전부터 공중파 방송국들은 일제히 정규방송을 작파했다. ‘위기의 주부들’을 보는 게 일요일 밤의 큰 낙이었는데, 뭐 제목도 생각나지 않는 축구 프로가 그 시간에 들어앉은 편성표를 보고 얼마나 분개했던지!
시인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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