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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대피령 늑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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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대피령 늑장 '논란'

입력
2006.07.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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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 미사일이 쏘아 올려진 동해 상 캄차카 항로에 대한 여객기 회항 조치를 사태 발발 이후 만 이틀이 다 되어서야 내려 ‘늑장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한시적으로 캄차카 항로를 이용하는 여객기에 대해 북태평양 항로로 변경운항토록 6일 밤 10시께 각 항공사에 지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미사일이 지나간 5일 새벽 3시 무렵 국내 항공사의 미 국 시카고 행 여객기(아시아나 OZ235)가 이 일대를 비행한 사실이 뒤늦게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직후 내려진 것이서 ‘뒷북 대처’ 비난을 사고 있다.

정상호 항공안전본부장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해역에 비행금지 기간을 11일까지 설정했다는 정보에 따라 국적 항공사에 대해 일단 이날까지 비행을 우회하도록 했다” 고 밝혔다.

정부의 거북이 대응은 고급정보가 오가는 고위층과 부처간의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원활하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등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3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파악됐다. 당시 함북 무수단리와 강원 깃대령 발사장에는 군인들과 장비가 긴박하게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된데다, 북측이 미사일 발사에 따른 자국민 피해를 우려해 미리 특정지역 선박항해금지령을 내린 것도 국내 정보통에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보당국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청와대에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보고 했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항공기 회항이라는 기초적인 대비도 놓친 꼴이 됐다. 윤광웅 국방부장관도 7일 기자간담회에서 “미사일 사태 정보를 관계부처에 바로 공지했다”고 밝혀 건교부 등에서 상황파악에 늦어 대피령을 신속히 내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는 정보 당국으로부터 사전연락을 받지 못했다” 며 “그러나 현재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국방부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항공기 안전을 위한 대응조치가 뒤늦게 나마 취해진 것과 달리 해상 선박에 대한 ‘통금조치’는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국내 각 해운사와 선주협회들에 위험예상 지역을 항해할 때 조심해줄 것을 통보했을 뿐 통금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고 말했다.

한편 5일 새벽 미사일 발사 당시 동해 상공에 일본 국적 항공기도 10대가 운항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 국토교통성과 해상보안청은 당시 항공기와 선박에 대한 경계경보를 첫번째 미사일이 발사된 후 5시간이 지나서야 내렸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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