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33ㆍ샌디에이고)는 6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5-3으로 앞선 7회 말에도 박찬호를 그대로 밀어 붙였다.
브루스 보치 감독의 믿음을 등에 업은 박찬호는 전반기 마지막 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히 처리하며 벤치의 기대에 화답했다. 올 시즌 2번째 최다 투구인 119개를 기록하고도 최고 92마일(약 148㎞)짜리 직구를 씽씽 뿌렸다. 특히 2사후 상대한 빅리그 홈런 1위(28개) 라이언 하워드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백미였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전반기 피날레 등판에서 시즌 6승(4패)째를 달성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찬호는 이날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방문 경기에서 7이닝 9피안타 6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시즌 8번째)를 기록하며 지난달 19일 LA 에이절스전 이후 3번째 등판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평균 자책점은 4.32에서 4.29로 조금 떨어졌다.
박찬호는 2회까지 투구수 58개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 초반 제구력 난조에 시달렸다. 1회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첫 실점한 뒤 2회 2사후 연속 안타를 얻어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3회부터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살아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박찬호가 마운드에서 호투를 거듭하자 팀 타선도 힘을 냈다. 3ㆍ4회 각각 1점씩을 따라 붙은 샌디에이고는 5회 무사 1ㆍ2루에서 안타 2개와 상대 투수의 폭투를 묶어 5-3 역전에 성공했다.
박찬호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승리로 장식한 후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집중력이 생겼고 특히 70개 이상을 던진 후 구위가 살아났다”며 “비록 초반에 뒤지고 있었지만 경기를 근소한 차이로 끌고 가면 우리 팀이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선두를 탈환한 샌디에이고 보치 감독은 “초반 위기를 맞더라도 거기에 빠지지 않고 빠져 나오는 게 중요하다. 박찬호는 오늘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3할4푼5리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던 박찬호는 이날 타석에 2차례 들어섰으나 무안타에 그쳤다.
이승택 기자 lst@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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